당원 싸움 된 '장동혁 거취'…"전당원 투표" vs "계파 전쟁 안 돼"

  • 당 지도부는 일단 '무시'…박충권 "대응할 일고의 가치 못 느껴"

국민의힘 당원들이 11일 국회 정문 앞에서 장동혁 대표 퇴진을 촉구하며 전당원 투표를 제안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당원들이 11일 국회 정문 앞에서 장동혁 대표 퇴진을 촉구하며 전당원 투표를 제안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거취를 두고 원내에서 시작된 갈등이 당원 싸움으로 번졌다. 장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책임당원들은 전당원 투표를 통해 재신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책임당원협의회는 "책임당원의 이름을 정치적 무기로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장 대표 퇴진 서명운동을 주도한 책임당원 박인규 씨는 11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 대표가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는 끊이지 않았지만 당내에서는 누구도 책임 있게 나서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 자리에서 장 대표 퇴진을 촉구하는 당원·시민 약 2만7000명이 서명한 연판장을 공개하면서 "이 연판장을 3선 이상 중진 의원 33명에게 전달하고 입장을 물었지만 공식 답변을 보내온 의원은 단 1명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당한 비판을 '내부 총질'로 몰아세우고, 강성 지지층의 반발이 두려워 침묵하는 게 더 안전한 정당이 지금 국민의힘이 처한 현실"이라며 "한 손에는 징계 카드를, 다른 한 손에는 당협위원장 교체 카드를 쥐고 비판의 목소리를 억누르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 씨는 이어 대표 퇴진 여부, 당의 노선 등을 당원들이 직접 결정할 수 있도록 전당원 투표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당헌·당규에 따른 당원소환제를 활용하기 위해 책임당원의 20%를 모으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에 대해 국민의힘 책임당원협의회는 "2만명의 서명을 100만 책임당원의 뜻으로 둔갑시키지 말라"며 "국민의힘을 계파의 전쟁터로 만들지 말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유영대 책임당원협의회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당 대표에 대한 비판이나 사퇴 요구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당원의 이름을 빌려 특정 세력의 정치적 목적을 관철하려는 행태에는 단호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유 대변인은 책임당원이 특정 계파의 정치적 소모품이 아니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전당원 투표가 필요하다면 당헌·당규에 따른 정당한 절차를 거치면 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당대표를 끌어내리는 데 정치적 에너지를 모두 쏟는다면 그것은 쇄신이 아니라 당권 쟁탈전일 뿐"이라며 "당대표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것은 자유지만 당헌·당규와 민주적 절차만큼은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서명 운동과 관련해 당 지도부는 '무시 전략'으로 일관하는 모습이다. 장 대표는 지난 5일 "2만명 조금 넘는 당원의 의사가 100만명이 넘는 전체 당원의 의사를 대신할 수 있느냐"고 짧게 답한 뒤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박충권 수석대변인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장 대표는 최근 관련 사안에 대해 보고를 받지 않는다"며 "대응할 일고의 가치조차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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