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88조 쌓인 SK하이닉스, 국내 채권시장 '큰손' 됐다…최대 40조 투자

  • AA등급 이상 우량채 집중…한 번에 1000억~3000억원 매수

  • "하이닉스 자금 없었다면 채권시장 경색됐을 수도"

사진SK하이닉스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국내 채권시장의 새로운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으로 쌓은 막대한 현금을 국내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등에 투자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올해 투자 규모가 최대 40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추정도 나온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채권시장 관계자와 애널리스트들은 SK하이닉스가 올해 국내 채권 등에 10조~40조원을 투자한 것으로 추산했다. 최대 40조원 추정치에는 회사채뿐 아니라 기업이 단기 자금을 조달할 때 발행하는 CP도 포함된다.
 
SK하이닉스의 채권 매수는 지난 4월께부터 크게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번에 1000억~3000억원 규모를 주문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금융회사 채권과 공공기관 관련 채권 등을 폭넓게 사들였다.
 
투자 대상은 주로 신용도가 높은 AA등급 이상 우량 채권이며 만기도 대부분 3년 이하다. 높은 수익을 노리기보다는 대규모 여유자금을 비교적 안전하게 굴리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채권 투자를 늘린 배경에는 급격히 불어난 현금이 있다. SK하이닉스가 보유한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2분기 말 88조원으로 전분기보다 약 62% 증가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급증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된 데다 지난달 미국예탁증서(ADR) 상장으로 265억달러를 조달한 영향도 컸다.
 
공시상 단기 투자자산도 지난 3월 말 기준 14조9000억원에 달했다. 다만 회사는 구체적으로 어떤 금융상품에 투자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SK하이닉스는 대규모 자금을 직접 관리하기 위한 인력도 늘리고 있다. 최근 국채와 회사채, 단기채 등의 투자와 자금 운용 전략을 담당할 인력을 새로 모집했다.
 
회사 측은 구체적인 채권 투자 규모를 밝히지 않았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블룸버그에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자금 운용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의 대규모 매수는 국내 회사채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김상인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SK하이닉스 자금이 유입되지 않았다면 국내 채권시장이 경색됐을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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