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첫 女 주한미대사 미셸 스틸은 누구? 실향민 2세·美 의원 출신

미셸 스틸 주한미국대사가 지난 23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메이플라워 호텔에서 열린 한미 조선협력센터 개소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셸 스틸 주한미국대사가 지난 23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메이플라워 호텔에서 열린 한미 조선협력센터 개소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첫 주한미국대사인 미셸 스틸(한국명 박은주)이 한국에 도착하면서 그의 이력과 대외정책 성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틸 대사는 30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뒤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한미동맹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동맹 가운데 하나로 평가하고, 양국이 함께 더 강력하고 번영하는 동맹의 비전을 실현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해 1월 필립 골드버그 전 대사의 이임 이후 약 1년 6개월간 이어진 주한미국대사 공백은 스틸 대사의 부임으로 끝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2기 행정부에서 임명한 첫 주한미국대사이자, 성 김 전 대사에 이어 두 번째 한국계 주한미국대사다. 한국계 여성으로는 처음이다.

스틸 대사는 195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한국 이름은 박은주다. 부모는 6·25전쟁 당시 북한에서 남한으로 내려온 실향민이었다. 이후 아버지를 따라 일본에서 성장했으며 1975년 미국으로 이주했다. 그는 지난 5월 미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영어가 자신의 세 번째 언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페퍼다인대를 졸업하고 서던캘리포니아대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정치권에 발을 들인 계기로는 1992년 로스앤젤레스(LA) 폭동이 꼽힌다. 당시 한인 사회가 큰 피해를 입는 과정에서 한인들의 목소리가 미국 주류 정치권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면서 정치 참여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틸 대사는 2006년 캘리포니아주 조세형평국 위원 선거에 당선되며 본격적으로 선출직 정치인의 길을 걸었다. 이후 오렌지카운티 수퍼바이저를 지냈고 2020년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서 승리했다.

2022년 재선에 성공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두 차례 연방 하원의원을 지냈다. 2024년 선거에서는 민주당 데릭 트란 후보에게 약 600표 차이로 패하면서 3선에는 실패했다.

공화당 내에서는 보수 성향이 뚜렷한 한국계 정치인으로 분류돼왔다. 트럼프 대통령과도 일찍부터 인연을 맺었다. 2019년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대통령 아시아·태평양계 자문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총선을 앞두고 스틸을 공개 지지하기도 했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북한과 중국에 비교적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다. 연방 하원의원 시절 중국 공산당의 인권 문제와 지식재산권 침해 등을 비판했고, 2023년에는 미 하원 중국특별위원회에서 활동했다. 이듬해에는 중국 내 탈북자의 강제노동과 구금, 인신매매, 강제송환 문제에 미국 정부가 적극 대응하도록 촉구하는 의회 결의안을 발의했다.

2021년에는 당시 문재인 정부가 추진했던 한국전쟁 종전선언에 반대하는 공화당 의원들의 움직임에 동참했다. 지난 5월 인준 청문회에서도 부모가 북한을 탈출한 가족사를 언급하며 북한 주민의 인권 상황을 거론하고 한미일 3국의 강력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관련 현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낸 이력도 있다. 하원의원 시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자발적 계약에 나선 매춘부'라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킨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교수의 역사 왜곡을 비판했고, 한국계 미국인 이산가족 문제와 관련한 입법에도 참여했다. 코로나19 사태 당시에는 한국에 대한 미국의 백신 지원 확대를 촉구하기도 했다.

앞으로 스틸 대사가 어떤 역할을 할지 가늠할 수 있는 모습은 지난 5월 열린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도 나타났다. 스틸 대사는 한국에서 사업하는 미국 기업들이 미국에서 한국 기업들이 누리는 것과 같은 수준의 시장 접근권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쿠팡 등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 우려가 제기되자 관련 문제를 살펴보겠다고 전했다.

한국의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계획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재원과 집행 방식을 확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산 농산물을 둘러싼 비관세 장벽 문제 역시 한국 정부와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안보뿐 아니라 대미 투자와 무역, 미국 기업의 한국 시장 접근성 등이 임기 중 주요 현안이 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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