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소멸 시대, 복합 장례문화시설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

  • 중요한 것은 '찬성'도 '반대'도 아닌 충분한 검증이다

민간 장사시설 조감도사진장사시설 추진위원회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함평군 신광면 민간 장사시설 조감도[사진=신광면 장사시설 추진위원회]

지역은 지금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다.

인구는 줄고, 청년은 떠나고, 지방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함평 역시 예외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신광면에 추진되고 있는 복합 장례문화시설은 단순한 장사시설 건립을 넘어 지역의 미래를 고민하게 만드는 화두가 되고 있다.

장례문화는 이미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매장이 일반적이었지만 지금은 화장이 보편화됐다. 최근에는 수목장과 자연장 등 자연 친화적인 장례 방식이 확산되면서 장례시설도 단순한 화장장이나 봉안시설을 넘어 추모와 휴식, 공원 기능을 결합한 복합문화공간으로 변화하는 추세다.

사회가 변하면 시설도 변하고, 행정 역시 그 흐름을 고민해야 한다.

물론 장례시설은 주민들의 거부감이 큰 대표적인 시설이다. 생활환경과 지역 이미지, 교통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 역시 충분히 존중받아야 한다.

하지만 우려가 있다고 해서 모든 논의가 멈춰서는 안 된다.

사업이 지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환경성은 충분한지, 주민 안전은 확보되는지, 경제적 효과는 현실성이 있는지 철저히 따져보는 것이 먼저다.

반대로 충분한 검증도 하기 전에 막연한 불안감만으로 사업 자체를 배척하는 것 역시 바람직한 접근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최근 사업 추진 측에서는 대규모 민간투자와 지역발전기금, 일자리 창출 효과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수치는 어디까지나 사업자가 제시한 계획인 만큼 실제 실현 가능성은 행정과 전문가의 객관적인 검증을 거쳐야 한다. 숫자만으로 사업의 타당성을 판단해서도 안 되고, 반대로 숫자를 확인조차 하지 않은 채 가능성을 부정해서도 안 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행정은 주민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사업자는 환경영향과 운영계획을 설명해야 하고, 주민들은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

그 과정이 민주적인 공론화다.

지역소멸 시대에는 새로운 시설 하나가 지역의 기회가 될 수도 있고, 반대로 또 다른 갈등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

차이를 만드는 것은 시설이 아니라 행정의 준비와 주민과의 소통이다.

함평이 선택해야 할 것은 무조건적인 찬성도, 무조건적인 반대도 아니다.

객관적인 검증과 투명한 정보 공개, 그리고 주민이 납득할 수 있는 절차다.

그 과정을 거친 뒤에도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는 사업이라면 추진할 수 있고, 반대로 공익보다 피해가 크다고 판단되면 과감히 재검토하는 것이 맞다.

지역의 미래는 감정이 아니라 데이터와 검증, 그리고 사회적 합의 위에서 만들어져야 한다.

복합 장례문화시설 논란이 함평에 남겨야 할 가장 큰 교훈도 바로 여기에 있다.

새로운 변화를 무조건 두려워할 필요도 없지만, 무조건 기대해서도 안 된다.

지역이 필요한 것은 찬반의 목소리가 아니라 미래를 위한 냉정한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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