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ELS 제재 또 미뤄지나…6000억원 과징금 두고 금융위 고심

  • 금감원, 1조4000억원서 절반 이하로 낮춰 재상정

  • 롯데카드 제재안은 31일 정례회의 상정 전망

사진금융위원회
[사진=금융위원회]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와 관련한 은행권 제재 확정이 다음 달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금융감독원이 당초 1조4000억원에 달했던 과징금을 6000억원 수준으로 대폭 낮춰 금융위원회에 다시 제출했지만, 금융위 내부에서는 추가 감경 여부를 놓고 논의가 이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오는 31일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홍콩H지수 ELS 제재안을 의결할지를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과징금 산정 방식과 자율배상 실적을 제재 수위에 얼마나 반영할지를 두고 내부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금감원이 금융위에 제출한 제재안에는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 등 5개 은행에 총 6000억원가량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금감원이 앞서 제시했던 1조4000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금융위가 지난 5월 해당 제재안을 돌려보내자 금감원은 은행권의 위반 동기와 방법을 각각 ‘중’에서 ‘하’로 낮춰 과징금 부과 기준율을 조정했다.

그럼에도 금융위 내부에서는 6000억원의 과징금이 여전히 과도하다는 의견과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이후 첫 대규모 불완전판매 제재라는 점에서 추가 감경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는 것으로 전해진다.

은행권은 이미 홍콩H지수 ELS 손실 고객을 대상으로 대규모 자율배상을 진행한 만큼, 별도로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하면 사실상 이중 제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은행이 ELS 판매로 얻은 수익은 판매수수료에 한정되는데, 과징금은 전체 판매액을 기준으로 산정돼 제재 수위가 지나치게 높다는 불만도 제기한다.

금융위로서도 거액 과징금을 그대로 확정하기에는 부담이 적지 않다. 최근 금융당국이 금융회사와의 제재 소송에서 잇달아 패소하면서 제재의 법적 근거와 비례성을 보다 면밀히 따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반면 이번 제재가 향후 펀드와 ELS 등 고난도 금융상품 불완전판매에 대한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폭의 추가 감경은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자율배상을 이유로 과징금을 지나치게 낮추면 금융회사의 사후 배상만으로 불완전판매 책임을 상당 부분 면할 수 있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어서다.

금융위는 통상 8월에는 정례회의를 열지 않지만, 홍콩H지수 ELS 제재를 비롯해 처리해야 할 현안이 쌓인 만큼 임시회의를 개최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징금이 이미 한 차례 크게 낮아졌지만 자율배상 실적과 판매수익 대비 제재 규모를 추가로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번 결정이 향후 불완전판매 제재의 기준이 될 수 있어 금융위도 결론을 내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고객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한 롯데카드 제재안은 오는 31일 금융위 정례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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