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확실한 시장 노린다"… 빅파마 희귀질환 투자, 국내는 협업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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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제약업계에서 희귀질환 치료제를 둘러싼 투자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주요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 만료가 임박한 빅파마들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 파이프라인 발굴에 나선 가운데 환자 수는 적지만 미충족 수요가 큰 희귀질환 분야가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글로벌 희귀질환 치료제 시장은 1870억 달러(약 280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국내에서도 제도 개선과 공동개발 확대를 계기로 시장이 한층 활기를 띨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희귀질환 치료제는 전체 환자 수만 놓고 보면 시장이 크지 않다. 다만 진단 기준이 비교적 명확하고 환자군이 뚜렷해 임상 설계를 효율적으로 짤 수 있으며 대체 치료제가 많지 않아 약가 전략을 수립하기도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대형 품목 특허 만료로 매출 공백을 걱정해야 하는 글로벌 제약사들로서는 희귀질환 분야가 수익성과 차별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카드가 되는 셈이다.

글로벌 거래도 활발하다. 바이오젠은 아펠리스 파마슈티컬스를 약 56억 달러에 인수하며 희귀질환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아펠리스는 희귀 신장질환 치료제 '엠파벨리'와 지도위축(GA) 치료제 '시포브레'를 보유하고 있다.

버텍스 역시 최근 약 100억 달러를 투입해 희귀 내분비질환 전문기업 크리네틱스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1일 1회 경구용 말단비대증 치료제 '팔소니파이'와 선천성 부신과다형성증 후보물질 '아투멜난트'를 확보했다.

국내 희귀의약품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로 해외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희귀의약품 시장의 경우 국내 생산은 2630억원, 수입은 약 405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이에 빅파마와 같은 대규모 인수합병(M&A)보다는 회사 간 역할 분담과 공동개발을 통해 위험을 줄이고 개발 속도를 높이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시장 자체가 아직 크지 않은 만큼 한 기업이 개발부터 생산, 허가, 판매까지 전 과정을 단독으로 끌고 가기보다 각 단계별 강점을 가진 기업들이 협업해 상업화 가능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정부 정책도 시장 확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올해 초 정부 합동으로 발표된 희귀·중증난치질환 지원 강화방안에 따르면 희귀질환 치료제의 약제 등재에 걸리는 기간은 기존 330일에서 150일로 180일 단축됐다. 신약 개발 못지않게 실제 환자 접근성을 좌우하는 등재 절차가 빨라지면서 업계에서는 희귀질환 분야 투자와 개발 유인이 한층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개발 성과도 잇따르고 있다. 유한양행의 고셔병 치료제 후보물질 'Y35995H'는 미국 FDA에 이어 유럽의약품청(EMA)에서도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GC녹십자와 바이오벤처 노벨파마가 공동 개발 중인 산필리포증후군 A형 치료제 'GC1130A'는 FDA 희귀의약품 지정과 소아 희귀의약품 지정, EMA 희귀의약품 지정을 모두 확보했다. GC녹십자와 한미약품이 공동 개발하는 파브리병 치료제 'LA-GLA' 역시 FDA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제약바이오협회는 "희귀의약품에 대한 제약·바이오 업계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관련 파이프라인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바이오의약품 비중이 점차 높아지는 가운데 기업들이 개발에 적극 나서면서 국내에서도 혁신기술 기반 연구개발 역량이 축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현재 환자에게 공급되는 희귀의약품이 여전히 해외 의존도가 높은 구조인 만큼, 국내 기업의 개발 역량이 실제 제품화와 시장 진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규제 개선과 재정 지원, 임상 인프라 확충 등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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