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 관광은 이제 방향을 바꿔야 합니다. 많이 오는 관광보다 오래 머무는 관광이 지역을 살립니다.”
지난 12일 강원 화천군의회 의장실에서 만난 조웅희 화천군의회 의장은 민선 9기 김세훈 군수가 제시한 ‘체류형 관광도시’ 전략을 두고 “화천의 미래를 위한 방향타”라고 규정했다. 축제 중심의 단발성 관광을 넘어, 지역경제 구조를 바꾸는 성장 전략으로 관광을 재정의해야 한다는 인식이다.
조 의장은 화천 관광의 구조적 한계를 먼저 짚었다. “산천어축제와 토마토축제 등 전국적인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지만 대부분 당일 관광에 머물렀다. 많은 인파가 다녀가도 지역 상권으로 이어지는 소비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었다.” 방문객 수는 늘었지만 지역경제 체감으로 이어지지 못한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그가 제시한 해법은 ‘체류’다. 관광객이 하루 더 머물고, 한 끼 더 먹고, 하룻밤 더 자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체류시간을 늘려야 소비가 늘고, 그 소비가 지역경제로 연결된다는 판단이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화천의 현실과 맞닿아 있다. 화천은 전국 대표 겨울·여름 축제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비수기 체류시간이 짧고 숙박과 야간 소비가 취약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군 장병 소비 비중이 컸던 지역경제는 국방환경 변화와 군부대 감소로 구조 전환 압력이 커진 상황이다. 민선 9기가 체류형 관광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운 배경이다.
의회의 역할도 분명히 했다. 조 의장은 “좋은 정책은 실행될 때 의미가 있다”며 “조례 정비와 적기 예산 지원으로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집행부와 상시 소통하며 정책이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예산 심사의 기준은 ‘주민소득’이다. “예산은 숫자가 아니다. 결국 군민 지갑을 얼마나 채워주느냐가 기준이다.” 그는 “일회성 행사보다 숙박·체험·상권 활성화로 이어지는 사업인지 먼저 보겠다”며 “지속 가능한 관광 기반에 예산이 투입되도록 꼼꼼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사계절 관광 기반 구축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산천어·토마토 축제는 이미 세계적 브랜드지만 축제만으로는 부족하다. 축제가 없는 날에도 화천을 찾을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상설 체험시설과 야간 콘텐츠,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프로그램을 통해 비수기 공백을 메우겠다는 구상이다.
생활인구 확대 전략도 병행한다. 그는 정부의 디지털 관광주민증 제도를 언급하며 “숙박·음식·체험 혜택을 확대하면 재방문이 자연스럽게 늘어난다”며 “사계절 소비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실 과제도 적지 않다. 조 의장은 “가족 단위와 단체를 수용할 숙박 인프라가 부족하다”며 “워케이션형 숙소와 특화 숙박시설을 단계적으로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낮에는 즐길거리가 많지만 밤이 되면 관광객이 떠난다”며 야간 경관과 공연, 야시장, 체험 프로그램 확대 필요성을 짚었다.
군부대 감소에 대한 대응 카드로도 관광을 제시했다. 군 장병 중심 소비 구조에서 전국 관광객과 생활인구 중심 경제로 체질을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관광이 제대로 자리 잡으면 지역경제 공백도 충분히 메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집행부와 의회의 관계에 대해서는 “견제는 기본이지만 지역소멸 위기 앞에서는 협치가 더 중요하다”며 “정책을 함께 고민하고 완성해야 군민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그는 행정과 의회를 ‘새의 두 날개’에 비유했다.
화천군의회는 향후 관광 관련 조례 정비와 예산 심의,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체류형 관광 기반 사업의 추진 상황을 점검할 방침이다. 특히 성과를 방문객 수가 아닌 숙박 증가와 상권 소비, 주민소득으로 이어지는지 여부로 평가하겠다는 계획이다.
조 의장은 “군정의 성공은 군민의 행복”이라며 “군수와 공직자가 뛰는 만큼 의회도 든든한 지원군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어 “화천의 미래는 행정만이 아니라 군민 모두가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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