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미 월드컵] 카보베르데 돌풍 주역 보지냐, 신종 바다달팽이 학명 등재

  • 스페인 생물학자 "월드컵에서 이룬 성취에 바치는 헌사"

카보베르데 골키퍼 보지냐 사진연합뉴스·로이터
카보베르데 골키퍼 보지냐. [사진=연합뉴스·로이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카보베르데의 32강 돌풍을 이끈 '베테랑 수문장' 보지냐의 이름이 신종 바다달팽이의 학명으로 등재됐다.

11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스페인 오비에도 대학교의 해양생물학자 헤수스 오르테아 명예교수는 최근 카리브해 일대에서 발견한 신종 바다달팽이의 종명을 보지냐의 이름을 딴 '알디사 보지냐(Aldisa vozinha)'로 명명했다.

쿠바 수도 아바나 및 과들루프섬 인근 해역에서 서식하는 이 신종은 몸길이 4mm 남짓의 작고 붉은색을 띠는 연체동물이다.

평소 열렬한 축구 팬으로 알려진 오르테아 교수가 신종 생물에 선수의 이름을 붙인 이유는 월드컵 무대에서 보여준 보지냐의 눈부신 활약 때문이다. 그는 "카보베르데가 우승 후보 스페인을 상대로 치른 월드컵 데뷔전에서 보지냐가 보여준 빼어난 역할을 기리고 싶었다"며 "바다달팽이의 붉은색은 스페인 대표팀의 애칭인 '라 로하(La Roja·붉은 군단)'를 상대로 그가 이룬 성취에 바치는 헌사"라고 설명했다.

오르테아 교수가 해양 생물에 축구 선수의 이름을 붙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앞서 코스타리카 국가대표 출신 골키퍼 케일러 나바스와 1970~1980년대 스페인의 전설적인 공격수 키니의 이름을 딴 신종 해양생물을 발표한 바 있다.

인구 약 58만명의 아프리카 섬나라 카보베르데는 사상 처음으로 밟은 이번 북중미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이변의 중심에 섰다. 조별리그 H조에서 스페인(0대 0 무)을 비롯해 우루과이(2대 2 무), 사우디아라비아(0대 0 무)를 상대로 무패 행진을 달리며 조 2위로 32강 진출에 성공했다.

32강전에서는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와 연장 혈투 끝에 2대 3으로 석패했으나, 세계 최강팀들을 상대로 보여준 경기력은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돌풍의 중심에는 수문장 보지냐가 있었다. 그는 스페인전에서만 7차례의 선방을 기록하는 등 대회 4경기 동안 총 18개의 세이브를 올리며 카보베르데의 골문을 든든히 지켰다.

월드컵을 기점으로 보지냐의 대중적인 인지도 역시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대회 개막 전 약 5만6000명 수준이었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현재 2800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보지냐의 본명은 조지마르 주제 에보라 디아스다. 하지만 어린 시절 억울한 일이 생길 때마다 할머니를 찾던 모습에서 유래한 포르투갈어 '보지냐(할머니)'를 선수 등록명으로 사용하고 있다.

월드컵 일정을 모두 마친 보지냐는 현재 고국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하고 있다. 최근에는 브라질 프로축구 구단 이적설이 제기되며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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