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PA로 몽골 핵심광물 공급망 넓혔지만…물류·개발이 관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0일현지시간 몽골 울란바타르에서 몽골 산업광물자원부 장관과의 면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0일(현지시간) 몽골 울란바타르에서 건거르 담딘냠 몽골 산업광물자원부 장관과의 면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부]
한국과 몽골이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원칙적으로 타결하면서 구리와 몰리브덴, 희토류 등 몽골산 핵심광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다만 몽골이 지리적 특성과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만큼 실제 공급망 다변화로 이어지기에는 과제가 남아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한·몽골 CEPA가 발효되면 구리·몰리브덴·희토류 등 몽골산 핵심광물에 부과되던 한국 측 수입 관세 2~5%가 즉시 철폐된다. 양국은 협정문에 에너지·광물 협력 내용을 포함해 핵심광물의 탐사와 개발, 공급망 연계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로 했다.

한국은 이차전지와 반도체, 방위산업 등에 활용되는 핵심광물의 수입처를 다변화할 수 있다. 반면 몽골은 풍부한 광물자원을 활용해 자원개발과 가공산업을 육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실제 공급망 협력도 가시화하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몽골에서 생산된 텅스텐 정광 27t이 지난달 국내에 처음 공급됐고 공급량이 확대될 예정이다. 이는 지난 2023년 '한·몽 희소금속 공급망 협력 업무협약(MOU)'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CEPA 타결을 계기로 광물 협력의 범위를 단순 수입에서 현지 개발과 가공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건거르 담딘냠 몽골 산업광물자원부 장관은 이날 울란바타르에서 회의를 열고 기존 차관급이던 한·몽 희소금속협력위원회를 장관급 협의체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올해 하반기 장관급 협력위원회를 열어 현지 1차 가공과 분리·정제, 안정적 공급, 투자 협력 등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기존 MOU를 개정할 계획이다. 국장급 실무그룹도 별도로 설치해 기업들이 현장에서 겪는 문제를 상시적으로 논의한다.

다만 관세 철폐만으로는 핵심광물 공급망을 안정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 몽골은 광물 매장량이 풍부하지만 자원개발에 필요한 기술과 자금이 부족하고 철도·도로 등 운송 인프라도 충분하지 않다. 중국을 거쳐야 하는 물류 구조 역시 공급망 구축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변수로 꼽힌다.

이날 열린 광물기업 간담회에 참석한 국내 기업과 기관들 역시 물류, 현지 제도 문제를 주요 애로사항으로 제시했다. 정부는 장관회의를 통해 이를 해소하고 내년 종료 예정인 희소금속협력센터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지속 가능한 협력 플랫폼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CEPA의 단기적인 효과는 화장품과 가공식품 등 소비재 분야에서 먼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화장품 관세는 협정 발효와 동시에 없어지고 라면과 조미김 등에 붙는 관세도 5년 안에 단계적으로 철폐된다.

특히 몽골에는 이마트와 GS리테일, BGF리테일 등 국내 유통기업이 이미 폭넓게 진출해 있어 한국 상품의 현지 판매망이 갖춰져 있다. 이날 문을 연 노브랜드 몽골 1호점도 전체 입점 상품 4900종 가운데 약 2100종을 한국 상품으로 구성했다. 식품과 생활용품을 비롯한 국내 중소기업 제품의 수출 창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CEPA 관세 인하 효과와 국내 유통기업의 현지망을 연계해 '몽골 K-유통·소비재 캐리어'를 구축할 계획이다. 유통기업이 중소기업의 수출 에이전트 역할을 맡고 코트라와 무역보험공사 등이 물류와 인증, 금융, 지식재산권 보호 등을 일괄 지원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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