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빨랐나"…디즈니 실사 '모아나', 개봉 전부터 흥행 먹구름

  • BBC "원작 개봉 10년 만의 리메이크, 신선함도 향수도 잃어"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디즈니가 올해 야심차게 선보이는 실사 영화 '모아나'가 개봉을 앞두고 흥행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원작 개봉 후 불과 10년 만에 리메이크를 내놓으면서 관객들의 향수를 자극하기에는 너무 이른 데다, 원작과 지나치게 닮은 연출과 과도한 컴퓨터그래픽(CG) 사용으로 차별성마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영국 BBC는 9일(현지시간) '실사판 모아나, 무엇이 잘못됐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번 작품은 발표 당시부터 기대보다 우려가 더 컸다"며 "디즈니의 대표 지식재산(IP)을 활용한 작품이지만 관객들에게 특별한 이벤트로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미 박스오피스 예측 기관들은 '모아나'의 미국 개봉 첫 주말 흥행 수입을 5000만~8500만 달러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개봉한 디즈니 실사 영화 '릴로 & 스티치'의 개봉 첫 주 성적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BBC는 가장 큰 원인으로 '너무 이른 리메이크'를 꼽았다. 원작 애니메이션이 2016년 개봉해 여전히 디즈니+에서 꾸준히 소비되고 있는 만큼, 리메이크의 핵심 요소인 '향수'가 작동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 전 세계에서 10억 달러 이상의 흥행 수입을 올린 '모아나2'도 역설적으로 실사판의 존재감을 약화시켰다는 분석이다. 영화평론가 팀 로비는 BBC에 "속편이 나온 직후 다시 1편을 실사로 제작한 것은 공장에서 찍어내는 작품처럼 보였다"며 "관객들이 '이미 본 영화 아니냐'고 느끼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시각적 완성도에 대한 아쉬움도 제기됐다. BBC는 실사판이 원작의 캐릭터와 장면, 카메라 구도까지 대부분 그대로 재현했지만 애니메이션이 지녔던 화려한 색감과 생동감은 살리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오히려 실제 배우들이 CG 배경 속에 서 있는 모습이 반복되면서 원작보다 몰입감이 떨어진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현지 전문가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관객들은 어설픈 CG를 절충안처럼 사용하는 방식에 점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며 "완전한 애니메이션이든 실제 특수효과를 활용한 영화든 한쪽을 선택하는 편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BBC는 디즈니의 실사 리메이크 전략 자체가 실패한 것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인어공주'와 '백설공주'는 기대에 못 미쳤지만 '무파사: 라이온 킹'과 '릴로 & 스티치'는 흥행에 성공했다.
 
다만 "실사 리메이크는 원작의 익숙함과 새로운 재미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며 "'모아나'는 그 균형을 보여주지 못한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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