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모회사 일반주주의 권익을 침해하는 '비대칭적 중복상장'에 사실상 제동을 걸었다. 자회사를 중복상장하려면 모회사의 일반주주 보호 방안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치도록 했다. 특히 물적분할 자회사는 '3%룰'(대주주 의결권 일부 제한)을 적용한 주주 동의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대기업 계열사의 기업공개(IPO) 문턱이 대폭 높아질 전망이다. <관련기사 3면>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복상장 원칙적 금지·예외적 허용을 위한 세부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정부가 지난 3월 발표한 자본시장 선진화 방안의 후속 조치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요인으로 꼽혀왔던 중복상장 및 쪼개기 상장을 막겠다는 게 이번 가이드라인의 골자다.
세부내용을 보면 중복상장을 추진하는 모회사 이사회는 △주주영향 평가 △주주보호 방안 마련 △주주와의 소통 및 주주동의 확인 △상장 추진에 대한 찬반 의결 △관련 내용 공시 등 '5대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또한 이사회의 의무 이행을 위해 3인 이상의 이사 또는 외부 전문가로 '독립적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사전 심의·의결도 거치도록 했다.
관심을 모았던 투자자 보호를 위한 주주동의 기준은 소수주주 다수결(MoM)이 아닌 '3%룰' 적용으로 정했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합산지분 의결권을 3%로 제한한 상태에서 주주총회에서 참석과반 동의(의결권 기준 4분의 1)를 얻어야 중복상장을 할 수 있게 된다.
주주동의 기준은 자회사 유형별로 달리 적용된다. 물적분할 자회사는 모회사 주주동의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일반 자회사(인수 또는 신설)는 주주동의를 받으면 투자자보호를 다한 걸로 간주하되, 안 받을 경우 엄격한 심사를 받아야 한다. 다만 모회사 대비 자회사의 비중(매출, 영업이익, 자산)이 10% 미만인 ‘저비중 자회사’는 주주동의를 받지 않아도 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가이드라인 시행으로 이른바 쪼개기 상장으로 모회사 주주들이 피해를 보는 관행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작년 말 기준 한국의 중복상장 비율은 11.2%로 미국(0.05%), 일본(4.0%) 등 주요국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다만 우려도 적지 않다. 대기업의 물적분할을 통한 중복상장이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IPO 시장이 위축될 것이란 지적이다. 벤처캐피털(VC)과 사모펀드(PE) 업계에선 IPO를 통한 투자금 회수가 힘들어질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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