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재헌 해양수산부 신임 차관이 호르무즈 해협에 남아 있는 한국 선박 2척의 안전한 복귀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정부 핵심 과제인 북극항로 개척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취임 직후 중동 정세와 북극항로, 해양수도권 육성, 수산정책 등 굵직한 현안을 동시에 맡게 된 만큼 현장 중심의 대응으로 성과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남 차관은 지난 2일 부산 해양수산부 청사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중동 지역 긴장 고조에 따른 우리 선박 안전관리 현황을 설명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에 있던 우리나라 선박 26척 가운데 24척이 빠져나왔다"며 "남아 있는 두 척도 현재 크게 문제가 될 상황은 아니지만 끝까지 안전을 확인하고 복귀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해수부에 따르면 중동에서 국내로 에너지 원료를 운송하는 선박도 정상적으로 복귀가 진행되고 있다. 남 차관은 "에너지 수송 선박 11척 가운데 7척은 이미 복귀를 마쳤고 나머지 4척도 한국으로 운항 중"이라며 국내 에너지 수급에는 큰 차질이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수부는 호르무즈 해역의 불안정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국내 선사들의 현지 재진입은 당분간 자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남 차관은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안정이 확보되기 전까지는 우리 선박이 다시 들어가는 것은 가급적 자제하도록 선사들에게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우려가 제기됐던 전쟁보험료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 차관은 "위기 상황에서는 보험료가 1% 수준까지 올랐지만 현재는 0.4% 수준으로 내려왔다"며 "선박이 위험 해역을 벗어나면 일부를 환급받는 구조여서 현재는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남 차관은 정부의 역점사업인 북극항로 개척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승진 전 초대 북극항로추진본부장을 맡아 사업을 이끌었던 만큼 연내 시범운항 준비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시범운항을 위한 핵심 준비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소개했다. 남 차관은 "선박 확보는 마지막 단계에 와 있고 외교적인 절차도 마무리 수순"이라며 "화주와 물류기업을 통해 필요한 화물도 상당 부분 확보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약 1300TEU 규모의 화물을 확보했으며 운항 일정이 확정되면 추가 화물도 확보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북극항로의 성공 여부는 화주들의 신뢰 확보가 핵심이라고 진단했다. 수에즈운하 항로처럼 정시성과 안전성을 입증해야 더 많은 화물이 확보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남 차관은 "화주들은 제시간에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본다"며 "최소 물량은 확보했고 향후 일정이 확정되면 추가 화물을 확보해 시범운항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북극 해빙 변화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북극 해빙이 2015년 이후 가장 많이 녹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다만 해빙이 많이 녹았다고 해서 항로가 무조건 안전한 것은 아니며 유빙이 떨어져 나오는 위험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산 분야 경험이 부족하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현장을 직접 뛰며 해답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해양·항만 분야 전문가로 평가받는 남 차관은 "수산과 어업 분야를 정통하게 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차관으로서 현장을 찾아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이어 "해양수산부는 부산에 있지만 특정 지역만을 위한 부처가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 연안과 바다를 책임지는 기관"이라며 "동남권 해양수도권 육성과 함께 호남과 서해안 등 전국 해양경제권이 균형 있게 발전할 수 있도록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호남 지역에 대해서도 "광양항 인공지능(AI) 테스트베드에 2000억원 이상의 투자가 이뤄지고 있으며 목포항의 해상풍력 전용부두 확충, 군산항의 풍력발전 시설 활용 등 서해안권 항만 인프라를 전력 공급 기지로 적극 지원해 소외 없는 균형 있는 해양 정책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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