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차, 유럽서 일본차 첫 추월… 추가관세에도 BYD 질주

  • 5월 유럽 31개국 판매서 중국차 6% 앞서

  • EV·PHV 앞세워 유럽 공략… 日, 전기차 라인업 부족에 밀려

중국 상하이항에 수출용 중국산 전기차들이 주차되어 있다사진AFP연합뉴스
중국 상하이항에 수출용 중국산 전기차들이 주차되어 있다.[사진=AFP·연합뉴스]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 승용차 판매가 처음으로 일본차를 앞질렀다.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EV)에 고율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지만, 중국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과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V)를 앞세워 유럽 판매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하이브리드차(HV)에 강점을 둔 일본 업체들은 EV 라인업 부족으로 각국의 전동화 지원책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면서 상대적으로 밀리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3일 유럽자동차공업회(ACEA)의 5월 신차 판매 통계를 인용해, 유럽 주요 31개국에서 중국 주요 5개사의 승용차 판매가 일본 주요 6개사를 처음으로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중국 비야디(BYD), 상하이자동차(SAIC), 저장지리홀딩스, 체리자동차, 립모터 등 5개사의 5월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65% 증가한 13만 8410대였다. 반면 도요타자동차, 닛산자동차, 스즈키, 마쓰다, 혼다, 미쓰비시자동차 등 일본 6개사의 판매량은 3% 줄어든 13만 424대에 그쳤다. 중국차 판매량이 일본차를 6% 웃돌았다.

판매 비중에서도 중국차의 약진이 확인된다. ACEA 집계 기준 5월 유럽 신차 판매에서 유럽 브랜드가 62%로 가장 많았고, 중국 브랜드가 12%로 일본 브랜드 11%를 처음 앞섰다. 한국 브랜드는 8%, 미국 브랜드는 5%였다.

통계 기준이 달라진 영향도 있다. ACEA는 지난 4월부터 지리자동차 등 중국 3개사를 통계 대상에 새로 포함했고, 스웨덴 볼보자동차도 모회사인 지리의 판매량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다만 기준이 바뀐 4월에도 일본차 판매량은 12만 7064대로 중국차 12만 5864대를 1% 앞섰다. 한 달 만에 순위가 뒤집혔다. 

중국 업체 중에서는 BYD의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진다. BYD가 지난 1일 발표한 올해 1~6월 해외 승용차 판매량은 픽업트럭을 포함해 78만 9367대로 전년 동기보다 70% 늘었다. 6월 승용차 판매에서 해외 비중은 44%로 1년 전보다 20%포인트 높아졌다. 왕촨푸 BYD 회장은 지난달 초 주주총회에서 “2026년 해외 판매는 160만대를 웃돌 전망”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BYD의 해외 승용차 판매는 104만대로, 목표대로라면 올해 해외 판매는 1년 만에 1.5배 이상으로 늘어난다.

EU는 중국산 EV가 부당한 정부 보조금을 바탕으로 과도하게 낮은 가격에 판매돼 역내 자동차 산업을 위협하고 있다고 보고 2024년 가을 추가 관세를 발동했다. 기존 10% 관세에 최대 35.3%를 더해 최고 45.3%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은 아직 꺾이지 않았다. 닛케이가 EV 가격 비교 사이트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독일에서 BYD의 소형 EV 가격은 2만 6990유로(약 4800만 원)부터 시작해 프랑스 르노의 유사 모델보다 3%가량 낮다.

중국 업체들은 추가 관세 대상이 아닌 PHV 수출도 확대하고 있다. BYD의 5월 유럽 주요 31개국 PHV 판매량은 전년 동월의 2.4배로 늘었다. 중국 내수시장의 부진도 해외 판매 확대를 부추기고 있다. BYD의 올해 1~6월 중국 내 신차 판매는 180만 8511대로 상반기 기준 6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며 전년 동기보다 16% 줄었다. 경쟁 심화와 내수 둔화로 중국 시장이 흔들리면서 BYD는 해외 판매 비중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

유럽 각국이 EV 지원책을 다시 꺼내든 것도 중국 업체들에는 호재로 작용했다. 독일은 2023년 12월 EV 보조금을 폐지했지만, 올해 1월 EV와 PHV 구매자에게 최대 6000유로를 지원하는 제도를 다시 도입했다. 스웨덴도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보조금을 재개했고, 이탈리아도 지원책을 확대했다. 일본 업체들은 연비가 좋은 HV로 높은 평가를 받아 왔지만 EV 모델이 적어 보조금 혜택에서 비켜나 있다.

독일 자동차연구센터의 비아트릭스 카임 연구원은 닛케이에 “유럽 소비자들은 EV 구매를 검토할 때 일본차를 후보군에 넣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본 업체들도 유럽 시장의 전략적 비중을 낮추고 있다. 닛산은 지난 4월 발표한 장기 비전에서 일본과 미국, 중국을 중점 시장으로 제시했지만, 유럽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 업체들은 추가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유럽 현지 생산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립모터는 유럽 자동차 제조사 스텔란티스의 스페인 공장에서 EV를 생산할 예정이다. 가동률이 떨어진 닛산 영국 북부 선덜랜드 공장에서는 두 개 생산라인을 하나로 합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닛산과 체리자동차는 통합 뒤 남는 라인에서 체리 차량을 생산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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