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연 권익위원장 "선관위 수의 계약 의혹, 현재 할 수 있는 일 없다"

  • 기자 간담회서 한계점 인정…조사 권한 강화 골자 개정안 국무회의 의결

  • 내일 권익위·UNDP, 국제반부패포럼…10년 반부패 성과·향후 전략 공유

정일연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국민주권정부 1주년 권익위 핵심 성과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일연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국민주권정부 1주년 권익위 핵심 성과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일연 국민권익위원장은 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국가계약법을 어기고 계약 대부분을 수의 계약으로 체결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권익위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일단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선관위 수의 계약과 관련해 신고한 부분은 검토해서 법과 절차에 따라 진행할 예정”이라면서도 “선관위와 관련해서 권익위가 할 수 있는 일이 현재로서는 사실 마땅한 것(수단)이 없다”고 말했다. 선관위가 헌법 기관이기 때문에 조사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달 25일 주 의원은 선관위가 민간 업자와 유착한 의혹이 있다며 권익위에 선관위를 조사해 달라는 내용의 부패 신고서를 냈다. 주 의원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선관위의 계약 5년 치 2665건을 전수 분석한 결과, 82.1%가 수의 계약이었다”며 “‘보안’을 이유로 10건 중 9건을 경쟁 입찰 없이 특정 업체와 거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위원장은 “부패방지권익위법을 보면, 저희가 실태 조사를 하는 것에 관한 제약 조항이 많이 있다”며 “예를 들어 감사원에서 감사가 시작되거나 (수사 기관에서) 수사가 시작되면 (권익위는) 조사 자체를 못하는 상태가 된다”고 지적했다.
 
부패방지권익위법에 따르면, 권익위는 부패 신고가 들어왔을 때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고 실태 조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감사원의 감사가 착수된 사항에 관해서는 권익위가 따로 조사나 진술 청취를 할 수 없다.
 
감사원은 지난 24일 선관위에 대해 감사의 일종인 회계 검사에 착수한 상태다. 당시 감사원은 선관위의 수의 계약 문제도 살펴보겠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이와 같이 수사·감사 기관에 비해 약한 권익위의 조사 권한을 강화하는 부패방지권익위법 개정안이 전날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국회로 넘어갔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개정안은 선관위를 비롯한 공공기관이 권익위의 자료 제출 요구에 정당한 사유 없이 불응하는 경우, 해당 기관의 장에게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정 위원장은 “권익위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생각해볼 때 권익위에 조사권이 좀 더 있으면 좋겠다”며 “저희가 원하는 조사권은 상당히 많다”고 밝혔다. 다만 정 위원장은 “권익위에 그런 권한을 줘도 되는지에 대해서는 국민들의 컨센서스(합의)가 형성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시행 10년째를 맞은 청탁금지법 개정에 대해 “국민 입장에서는 사회상규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아 각계각층의 의견을 듣고 있다”며 “조만간 정리되면 발표할 시기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권익위는 UNDP 서울정책센터와 공동으로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한-UNDP 국제 반부패 포럼'을 2일부터 3일까지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양 기관이 10년간 추진한 반부패 기술지원 사업 성과와 향후 지속 가능한 반부패 전략·거버넌스를 논의한다.
 
권익위는 반부패 기술지원 사업을 통해 총 14개국에 부패방지 제도·시스템을 공유해 왔다. 주요 내용은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평가 △부패영향평가 △디지털 부패·공익신고 처리 시스템 △부패 신고자 보호·보상제도 등이다.
 
이번 포럼에는 총 17개국이 참여한다. 아울러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 세계은행(WB) 등 국제기구와 정부, 학계, 시민단체, 민간기업의 반부패 전문가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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