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ET 코스닥]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 "코스닥의 본질은 혁신...당장 성과없다고 퇴출해야 하나"

사진송윤서 기자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코스닥시장 개장 30주년 기념식' CEO 대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송윤서 기자]


"코스피의 본질은 혁신이다. 당장의 성과가 없다고 퇴출대상이라 판단해선 안된다."

국내 소부장 업계 터줏대감인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은 코스닥 활성화와 관련해 이같이 일성을 날렸다.

황 회장은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코스닥시장 개장 30주년 기념식' CEO 대담에서 코스닥의 본질은 '혁신'이라며 코스피와 동일한 기준으로 기업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시장은 물건을 사고파는 사람이 만나는 공간"이라며 "좋은 시장은 사고 싶은 사람이 원하는 가격에 사고, 파는 사람이 원하는 가격에 팔 수 있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스닥 상장기업은 기술과 혁신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기업이고, 코스피는 오랜 시간 축적된 신뢰를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이라며 "혁신과 신뢰는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동시에 존재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혁신기업은 충분한 시간을 거쳐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혁신은 태어났다가 시간이 지나면 가치가 사라질 수도 있지만, 신뢰는 시간이 쌓여야 만들어진다"며 "혁신기업은 시장을 만나야 비로소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엔비디아를 사례로 들었다. 그는 "엔비디아는 1993년 창업했지만 20여 년이 지나서야 기업가치가 폭발적으로 상승했다"며 "테슬라와 애플, 구글 등 미국의 대표 혁신기업들도 모두 같은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내 시장은 혁신기업에 충분한 시간을 주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황 회장은 "우리나라는 기업이 태어나자마자 세계 최고가 되고 올림픽 금메달을 따야 한다는 식의 기대를 하는 것 같다"며 "혁신에는 인내가 필요하고 시장 역시 기다려 줄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최근 추진되는 코스닥 상장폐지 강화 정책과 관련해서도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그는 "성장 가능성이 없는 기업과 아직 시장을 만나지 못해 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기업은 구분해야 한다"며 "단순히 지금 성과가 없다고 해서 모두 퇴출 대상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과 혁신성이 부족한 기업인지, 아니면 시장을 만나지 못한 기업인지를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불필요한 기업과 아직 성장 기회를 얻지 못한 기업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공매도 제도 개선 필요성도 제기했다. 황 회장은 "코스닥 기업들은 코스피 기업보다 공매도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훨씬 약하다"며 "공매도로 인해 기업가치가 저평가돼 성장을 이어가지 못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스닥에서는 공매도를 제한하거나 일정 규모 이하 혁신기업은 공매도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혁신기업에 대한 장기 투자 기반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기금 등 장기 투자자금이 일정 부분 코스닥 혁신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시스템도 필요하다"며 "한 기관의 노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시장 참여자 모두가 힘을 모으고 시간을 들여야 한다"고 언급했다.

황 회장은 끝으로 "혁신은 시장을 만날 때 비로소 가치가 만들어진다"며 "코스닥 기업을 코스피 기준으로 평가하려는 고정관념을 바꿔야 세계적인 기업이 계속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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