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중국이 석유시장과 국제무역에서 위안화 사용을 확대하면서 이란과 러시아가 서방 제재를 우회할 수 있는 금융 통로를 확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표적인 사례는 이란의 원유 수출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이란은 미국의 제재에도 지난해 원유 수출로 최대 430억 달러(약 66조원)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미 재무부는 이란산 원유 거래 대금의 상당 부분이 달러가 아닌 위안화로 결제됐다고 보고 있다.
이란은 이 자금을 활용해 중국산 자동차 부품과 태양광 패널 등 각종 상품을 구매하고 있다. WSJ은 민간용으로 보이지만 군사용으로도 전용될 수 있는 이중용도 물자 거래도 미국 관할권 밖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이후 3개월 동안 CIPS의 하루 평균 거래 규모는 약 7900억 위안(약 179조 원)으로 지난해 평균인 6800억 위안(약 154조 원)을 크게 웃돌았다.
러시아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과 서방의 제재가 강화되자 러시아의 원유 수출과 대중국 무역 결제는 빠르게 위안화 중심으로 재편됐다. 러시아 당국은 현재 러시아와 중국 간 무역의 90% 이상이 위안화와 루블화로 결제되고 있다고 밝혔다.
전 세계 무역금융에서 위안화의 비중도 커지고 있다. 스위프트 자료에 따르면 위안화의 무역금융 비중은 지난 5년간 세 배 증가해 올해 4월 기준 6%를 기록했다. 위안화는 올해 대부분 기간 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쓰인 무역금융 통화로 올라섰다.
중국은 디지털 결제 플랫폼인 '엠브리지'(mBridge) 사용도 확대하고 있다. 2021년 출범한 엠브리지는 디지털 위안화 등 각국 통화의 디지털 버전을 활용해 미국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중앙은행 간 직접 결제를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이다.
애틀랜틱카운슬의 조시 립스키 연구원은 "위안화 기반 금융 시스템은 미국의 제재를 우회하기 쉽게 만든다"며 "미국 정보당국이 글로벌 자금 흐름을 파악하는 능력도 약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위안화가 달러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이 엄격한 자본 통제를 유지하고 있고 위안화 자유 변동을 허용하지 않는 한 국제 통화로서 위안화의 확장에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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