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퇴직연금 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를 중심으로 구성된 기금형 퇴직연금 실무작업반은 매주 회의를 열고 수탁법인 요건을 포함해 제도의 세부안을 논의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금융기관 개방형 수탁법인의 요건과 역할이다. 기금형 퇴직연금은 금융기관이 운용하는 금융기관 개방형, 여러 기업이 공동 참여하는 연합형, 공공기관 중심의 공공기관 개방형 등 세 가지 형태로 도입될 예정이다.
현재까지는 금융기관 개방형 사업자 수를 제한하는 방향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약 5개 안팎의 사업자만 인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기존 계약형 퇴직연금과 경쟁할 수 있는 규모와 역량을 갖춘 사업자를 중심으로 제도를 안착시키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제도 설계의 또 다른 쟁점인 수탁법인의 역할에 대해서는 아직 의견이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탁법인은 특정 연금 사업자와 독립적으로 설립된 조직으로 근로자를 대신해 기금을 관리·감독하는 역할을 맡는다.
일부에서는 수탁법인이 가입자 모집부터 적립금 운용까지 업무 전반을 수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기금을 감시·감독해야 할 주체가 직접 운용까지 맡을 경우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수탁법인 요건이 구체화되지 않은 가운데 민간 금융사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기금형 시장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별도 조직과 전산 시스템 구축, 인력 확보 등 상당한 초기 투자가 필요하지만 수익성은 여전히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특히 고용노동부가 기금형을 기존 계약형과 차별화된 공공성 중심 제도로 설계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에서는 적정 수준의 수수료 체계가 보장되지 않을 경우 사업 참여 유인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업계 관계자는 "수탁법인 요건이나 수수료 체계, 사업 구조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아 사업자들도 참여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초기 투자 부담이 큰 만큼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가 마련되지 않으면 자칫 승자의 저주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말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산하 연금개혁특별위원회 논의를 거쳐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을 추진해 왔다. 올해 3월 전문가 자문단을 구성한 데 이어 현재 실무작업반을 통해 세부 입법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7월 말 구체적인 제도안이 공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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