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은 미얀마 군사정권이 지난해 총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민간인을 최소 702명 살해했다고 발표하며 국제사회의 대응을 촉구했다. 유엔은 미얀마 사태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고 군부에 대한 무기·항공유 공급을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유엔 인권사무소는 보고서를 통해 미얀마 군부가 총선 실시를 공식화한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 말 투표 종료까지 약 6개월 동안 최소 702명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유엔 인권사무소는 신뢰할 수 있는 자료와 출처를 토대로 확인한 결과라며 사망자 가운데 여성은 224명, 어린이는 153명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전체 사망자의 57%에 해당하는 최소 505명은 전투기와 무인기(드론), 동력 패러글라이더 등을 이용한 군부의 공습으로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라비나 샴다사니 유엔 인권사무소 대변인은 AFP통신에 "702명의 민간인 사망은 미얀마 군부의 행위에 따른 결과"라며 "다른 무장단체에 의한 민간인 피해가 없었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민간인 사망이 지난해 8~9월과 12월에 집중됐다고 분석했다. 이는 군사정권이 총선 실시를 발표한 시기와 총선 시행 지역을 확대하기 위해 반군이 장악한 지역 탈환 작전을 강화한 시기와 맞물린다고 설명했다.
유엔은 외부 세력이 군부에 무기와 탄약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면서 인권 침해를 가능하게 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제사회의 지원 감소와 해외 원조 축소로 응급의료 체계가 악화되면서 민간인 피해가 더욱 커졌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각국이 미얀마 사태를 ICC에 회부하고 국제법 위반에 활용될 수 있는 무기와 항공유, 이중용도 물품의 유입을 차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엔은 이번 총선이 심각한 인권 침해 속에서 치러졌다고도 비판했다. 보고서는 "전반적인 치안 부재와 불안정 속에서 심각한 인권 침해와 학대가 발생했다"며 "선거에 필수적인 기본권과 자유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사건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이번 총선은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끌던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등 주요 야당의 참여가 사실상 차단된 가운데 실시됐다. 선거에서는 통합단결발전당(USDP) 등 친군부 정당이 압승했으며, 이후 군사정권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군복을 벗고 대통령에 선출됐다.
볼커 튀르크 유엔 최고인권대표는 성명을 통해 "미얀마 국민들은 군부에 의해 이미 충분한 고통을 겪고 있다"며 "이제는 해외에서조차 잊힌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사회가 미얀마 국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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