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앤씨가 사우디아라비아 과세당국으로부터 약 8533억원 규모의 법인세 추징을 통보받았지만, 과세 근거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며 불복 절차에 나섰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사우디 과세당국(ZATCA)으로부터 8533억7792만원 규모의 추징금을 부과받았다고 공시했다.
이는 자기자본(5조2441억원)의 16.27%에 해당하는 규모다. 부과 금액은 현지화 기준 20억8653만리얄(SAR) 규모로, 본세 4392억원과 가산세 4141억원이 포함됐다.
이번 과세는 2006~2019년 사우디 발주처로부터 수주한 EPC(설계·조달·시공) 프로젝트와 관련된 법인세 부과다. 사우디 과세당국은 국내에서 수행된 설계(Engineering) 및 조달(Procurement) 용역까지 사우디 현지 고정사업장을 통해 수행된 것으로 간주하고 해당 소득에 대한 법인세를 부과했다.
DL이앤씨는 과세 처분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EPC 사업 가운데 실제 사우디 현지에서 수행한 업무는 시공(Construction) 부분이며 설계와 조달 업무는 모두 한국에서 수행했다"며 "해당 소득에 대한 법인세 역시 이미 국내에서 정상적으로 신고·납부를 마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제조세 원칙상 해당 사업장에 귀속되는 소득에 대해서만 과세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 동일한 소득에 대해 한국과 사우디가 모두 과세하는 것은 이중과세에 해당한다"며 "명확하게 위법한 과세 처분이라고 보고 있으며 불복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이의제기 신청 기간은 과세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60일 이내이며, 빠른 시일내로 정리하여 기한 내 접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DL이앤씨는 특히 사우디 과세당국이 과세 제척기간이 지난 사업연도까지 포함해 세금을 부과했다고 지적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사우디 소득세법상 과세당국의 법정 부과 기한은 최대 10년이지만 이번 과세에는 2006~2015년 사업연도까지 포함됐다.
DL이앤씨는 공시를 통해 해당 기간을 제외할 경우 부과 세액이 약 160억원 수준으로 감소한다고 밝혔다. 다만 회사 측은 실제 납부 규모에 대해서는 아직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실제 납부 여부 자체를 예단하기 어렵다"며 "최악의 경우 세금을 납부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약 160억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회사는 과세당국이 과세표준 산정 기준과 세액 계산 방식, 고정사업장 인정 근거 등을 제시하지 않아 과세 처분의 정당성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DL이앤씨는 "한·사우디 조세조약 및 관련 법령에 근거해 해당 과세 처분의 위법성과 부당성을 적극적으로 주장할 예정"이라며 "현지 불복 절차와 국가 간 상호합의절차(MAP) 등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검토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부과 제척기간 경과, 실체적 과세근거 부재, 이중과세 문제 등을 고려할 때 실제 세금 납부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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