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머신 끄고 역사 교육"…오후 3시 문 닫은 스타벅스 무슨 일?

  • 서울 시내 매장 가보니…'역사 인식 교육' 안내문 부착

  • 오후 3시 영업종료 전국 2160개 매장 3시간 영상 교육

22일 서울 시내 한 스타벅스 매장 출입문에 영업시간 변경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사진김현아 기자
22일 서울 시내 한 스타벅스 매장 출입문에 영업시간 변경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사진=김현아 기자]

스타벅스코리아가 전국 매장 영업을 일시 중단하고 역사 인식과 사회적 감수성을 주제로 한 특별 교육을 진행했다. 최근 마케팅 문구 논란 이후 마련된 후속 조치의 일환이다.

22일 오후 찾은 서울 시내 한 스타벅스 매장 출입문에는 영업시간 변경 안내문이 부착돼 있었다. 안내문에는 '역사 인식과 사회적 감수성에 공감하기 위한 교육과 스타벅스 사명을 되새기는 브랜드 가치 워크숍을 진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날 오후 2시40분께부터 직원들은 매장을 돌며 고객들에게 영업 종료 사실을 안내하고 창문 블라인드를 내리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사이렌오더와 배달 주문은 이보다 이른 오후 2시부터 중단됐다. 일부 고객은 조기 영업 종료 사실을 미처 알지 못한 채 방문했다가 발길을 돌렸고, 매장 안에 있던 고객들도 하나둘씩 짐을 싸서 매장을 나섰다.

이번 교육은 전국 2160여 개 전 매장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각 매장은 오후 3시 정각에 영업을 종료한 뒤, 내부 정리가 마무리되는 대로 공간을 확보해 노트북 등으로 본사에서 지급한 교육 영상 시청했다. 당일 휴가 등으로 참여하지 못한 직원들은 향후 온라인을 통해 해당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직원들이 시청한 교육 영상은 지난 17일 스타벅스코리아 본사 임직원과 이마트 부문 계열사 경영진을 대상으로 진행됐던 특강의 녹화본이다. 강연에는 성균관대학교의 오제연 사학과 교수와 구정우 사회학과 교수가 초빙돼 각각 '기업의 올바른 역사 인식'과 '사회적 감수성 및 윤리 기준'을 주제로 약 3시간 동안 강의를 펼쳤다.
 
22일 서울 시내 한 스타벅스 매장이 특별 교육 진행을 위해 조기 영업을 종료하면서 좌석이 비어 있다 사진김현아 기자
22일 서울 시내 한 스타벅스 매장이 특별 교육 진행을 위해 조기 영업을 종료하면서 좌석이 비어 있다. [사진=김현아 기자]

스타벅스코리아에 따르면 강연에서 오 교수는 한국 현대사를 이해하는 근간으로 헌법 제1조를 언급하며, 민주화 운동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행위는 국가의 정체성을 흔드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기업이 올바른 역사적 관점을 바탕으로 인권과 평화라는 보편적 가치를 중심에 두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구 교수는 기업이 매출 증대나 속도 경쟁에만 매몰된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우리 사회 내부의 갈등과 아픔, 금기시되는 영역까지 세심하게 살피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교육에 참여한 한 매장 파트너는 "역사적인 부분에 대해 돌아보고 깊이 고민해보는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와 함께 스타벅스코리아는 재발 방지를 위해 마케팅 의사결정 구조도 대대적으로 개편한다. 앞으로 기획되는 모든 마케팅 활동에는 사회적 민감도를 사전에 점검하는 체크리스트 적용이 의무화되며, 다단계 검증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해 리스크 관리 체계를 전면 보완할 계획이다.

스타벅스코리아의 모기업인 신세계그룹도 관련 교육을 진행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오는 24일 예정된 사장단 회의에 앞서 주요 계열사 대표들과 함께 이번 교육 영상을 시청할 예정이다.

앞서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달 텀블러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홍보 문구로 '탱크 데이', '책상에 탁!' 등을 사용해 현대사의 비극인 1980년 5·18 민주화운동과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희화화했다는 거센 비판과 논란에 직면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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