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앤트로픽의 차세대 모델 '페이블5'와 '미토스5'에 대한 수출통제를 강화한 배경에 한국을 매개로 한 중국의 AI모델 유출 우려가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정계에서는 한국을 둘러싼 AI모델 유출 및 안보 문제가 핵심 현안 중 하나로 떠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미 정치권에 따르면 백악관은 중국 정부가 자국 AI 기업에 미국산 AI 모델 정보 확보를 국책과제로 부여하고 이에 따른 보상을 약속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단순히 자체 모델 고도화에 그치지 않고, 미국 프런티어 모델의 기술적 세부사항을 확보하는 작업 자체를 국가 차원의 전략 과제로 설정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의 중소형 AI 인프라 기업이 표적이 된 정황도 있다. 복수의 AI 인프라 시행사에 따르면 중국 측이 투자 제안 등을 이유로 국내에서 운영되는 AI 데이터센터(DC) 등에 대한 일부 권한을 요구했다. 미국 AI모델에 대한 접근 권한 확보를 시도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 같은 구도를 단순한 자본 유입 문제로만 보기는 어렵다.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미국과 중국의 사이버전쟁 무대로 최적화된 위치에 놓여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고성능 AI모델이 군사·산업 전반에 걸친 전략자산으로 격상되면서, 한국 내에서 미·중 양국의 AI 패권 경쟁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통신사 SKT가 앤트로픽의 '프로젝트 글래스윙' 파트너사로 참여한 사실이 중국 연관설과 이어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SKT는 중국의 미토스5 접근 시도와는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글래스윙 참여는 앤트로픽과의 별도 협력 체계에 따른 것으로, 의혹 제기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워싱턴DC 로비스트 업계에서도 백악관이 SKT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라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백악관의 문제의식은 특정 기업이 아니라 한국 AI 인프라 생태계 전반에 대한 중국의 침투 가능성에 맞춰져 있다는 해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이 한국 AI 산업의 구조적 취약점을 드러낸 사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AI DC 확대에 따른 GPU 수요 급증과 국내 인프라 기업의 자금 조달 한계가 맞물리면서, 외국 자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지적이다. 정부 차원의 AI 인프라 투자 지원 체계와 함께, 외국 자본 유입 시 기술 접근 권한에 대한 별도의 검증 절차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자본은 미국에 몰리고, 국내 자본은 사실상 멈춰있어서 막대한 비용이 드는 AI 인프라 구축에 중국 자본 유입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결국 AI 인프라 구축에 대한 중국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미국의 한국에 대한 경계심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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