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당국자는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MOU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란 국영 매체도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의 발언을 인용해 미국과 이란 간 합의 문안이 양국 대통령에 의해 공식 서명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양국 모두 MOU에 서명함에 따라 MOU 내용이 발효됐다고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가 전했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유럽을 방문한 일정을 마무리하면서 프랑스 베르사유궁에서 합의문에 서명했다. 미국 당국자는 CNN에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문 인쇄본에 서명한 뒤 미국 측이 해당 문서 사진을 이란에 보냈고, 이후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도 양해각서에 서명했다고 설명했다.
공식 서명이 앞당겨지면서 합의 이행도 당초 예상보다 빨리 시작될 수 있게 됐다. 로이터는 MOU 내용에 따라 이란이 이날부터 60일간 원유 수출을 재개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60일은 양국이 서명 이후 구체적인 후속 협상을 이어가기로 한 기간이다.
이란은 핵무기를 조달하거나 개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양측은 이란의 농축 우라늄 재고 처리 방식을 협의하되, 최소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독 아래 이란 내에서 저농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미국과 지역 파트너들이 최소 3000억 달러 규모의 이란 재건·경제개발 계획을 마련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미국은 협상 진전에 따라 이란의 동결 또는 제한 자금과 자산 사용을 허용하고 최종 합의는 구속력 있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로 승인한다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호르무즈 통제권 주장…후속 협상 변수로
후속 협상은 예정대로 오는 19일 스위스에서 진행된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이끄는 미 대표단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이 대표를 맡은 이란 협상팀은 스위스에서 후속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합의 이행 절차와 60일간의 협상 일정, 이란 핵 활동 제한 방식, 대이란 제재 완화 범위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문제는 세계 핵심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다. 이란은 합의에 따라 MOU에 명기된 60일 동안은 해상 운항을 정상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종전 이후에는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며 통행을 유료화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란 측 협상단장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자국 국영TV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은 전쟁 이전 상태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종전 양해각서(MOU)에 명시된 60일간의 무상 통항 기간이 끝난 뒤 통행료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주권을 행사할 권리가 있으며,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요금을 당연히 받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그는 "이것이 국제법이나 해상 항행 원칙에 반하는 방식으로 행동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의 약 5분의 1이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방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에 따라 미·이란 종전 MOU 서명에도 불구하고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정상화와 통행료 문제는 후속 협상 과정에서 양측 간 새로운 갈등 요인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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