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신사: 악귀의 속삭임'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배우 김재중, 공성하가 참석했다.
'신사: 악귀의 속삭임'은 일본 고베의 폐신사로 답사를 떠난 대학생 3명이 사라지고 박수무당 명진(김재중 분)이 사건을 파헤치며 기이한 악귀와 맞서는 샤머니즘 오컬트 호러물이다. 연출은 '658km, 요코의 여행' '#맨홀'의 구마키리 가즈요시 감독이 맡았다.
일본 고베 현지에서 올로케이션으로 촬영해 실제 공간이 주는 생생한 공포와 일본 호러 특유의 서늘한 정서를 담아냈다. 일본 특유의 음산하고 불길한 공포를 감각적으로 완성,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특별 섹션인 '매드 맥스' 부문에 초청되며 장르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어 "한국에서 제작하는 호러물이 아니라 우리가 전형적으로 알고 있던 J호러만의 특색과 K호러가 어우러져 새로운 느낌의 작품이 된 것 같다"며 "그런 점을 기대하고 도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공성하 역시 구마키리 가즈요시 감독의 영화 세계가 캐릭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 일본에 갔을 때 감독님께서 참고하라고 알려주신 영화가 있었다. 일본어판이라 나중에 따로 한국어로 보긴 했는데 호러 영화를 좋아하고 마니아인 편이라 캐릭터 분석에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은 미장센이 특출난 분이다. 그림을 워낙 잘 그리셔서 콘티도 직접 그리고 의상도 먼저 그려서 보여주셨다. 감독님과 작업했던 그런 지점이 재미있었다"고 덧붙였다.
김재중에게 '신사: 악귀의 속삭임'은 오랜만의 스크린 복귀작이기도 하다. 영화 '자칼이 온다' 이후 오랜만에 영화로 관객을 만나는 그는 "오랜만이기도 하고 처음 하는 기분으로 촬영했다. 한국 작품이지만 스태프의 90%가 일본 분들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처음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박수무당 명진을 연기하는 과정도 익숙한 샤머니즘의 이미지와는 달랐다. 김재중은 "박수무당 캐릭터라고 해서 샤머니즘 안에서 보여지거나 들려오는 이야기를 가지고 공부하려고 했는데 감독님은 전혀 그렇지 않은 캐릭터여야 한다고 하셨다"며 "퓨전화된, 만국 공통적인 능력을 가진 한국 무당의 형태를 바라셨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흔히 상식적으로 가진 선을 넘어 능력을 발휘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혼자 상상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서 감독님과 꾸준히 소통했다"고 설명했다. 또 "불교 용어 같은 것을 명진이 외는 장면이 있는데 우리나라 무당들은 그런 것을 외지 않는다고 말씀드렸더니 감독님이 괜찮다고 하셨다. 한국에서 누군가 고증을 이야기하면 나를 팔라고, 내가 시켰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색다른 캐릭터를 연구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공성하는 감독을 비롯해 일본 스태프들과 협업한 '신사'의 현장을 떠올리며 "신선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감독님과 작업하는 것이 처음이라 기대도 되고 설렘도 있었다. 처음 감독님을 뵙고 촬영감독님, 여러 스태프들과 리딩을 했는데 현장에서 우리가 '레디 액션'이라고 하는 것을 테이블에서 일본어로 말하시더라. 느낌상 이게 시작이구나 싶었다. 대체로 뉘앙스로 알아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촬영장은 시작, 끝, 좋아요 같은 말은 거의 비슷하게 쓰니까 이해가 빨랐다. 언어를 넘어서 사람에게서 오는 느낌이 있었다. 감독님은 정말 좋은 분이었고 곰 같다고 놀리기도 했다"며 웃었다. 김재중도 "감독님이 너무 러블리해서 집중이 안 됐다"고 거들었다.
공포영화 현장은 열악했고 두 배우의 호흡도 현장만큼이나 치열하게 완성됐다. 김재중은 공성하와의 호흡에 대해 "굉장히 거칠었다"고 표현했다. 그는 "성하씨와는 이 작품을 통해 처음 만났는데 현장에서는 늘 춥고 어둡고 서늘한 공간에서 호흡을 맞췄다. 상쾌한 공기가 아니라 먼지 가득한 공간에서 호흡을 맞췄기 때문에 서로 답답함과 지쳐 있음의 연속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그만큼 가까워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기도 했다. 김재중은 "그나마 서로 힘내서 웃음을 공유했다. 배우가 개인 신을 연기할 때 다른 배우들이 지켜보면 창피할 때가 있는데 공간상 다른 배우들이 본인 신이 아니어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더 돈독한 관계가 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공성하도 "선배님을 처음 만난 게 고베에서의 미팅이었다. 그때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시는 분이라고 생각했다"며 "고베에서 점차 어둡고 낮은 터널로 들어가면서 동고동락했다. 화장실을 가려고 해도 지상에 올라가야 해서 다 같이 친해질 수밖에 없었다. 선배님 덕분에 편안하고 재미있게 찍었다"고 말했다.
그는 호러 연기를 하며 느낀 카타르시스도 언급했다. 공성하는 "대본을 보면서 호러에 관심이 생겼고 리액션 연기를 하다 보니 떨고 놀라는 감정에서 카타르시스가 느껴지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것을 볼 때 거부감이 있고 무섭다고 생각하는 것을 봐야 공포감을 느끼는데 그렇지 않은 것을 봤을 때도 공포를 느낄 수 있을까 생각했다"며 "생각하면 할수록 영화 속 악귀보다 사람이 무섭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김재중은 영화의 엔딩곡에도 참여했다. 그는 감독의 제안으로 OST에 참여하게 됐다며 "영화 OST에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흔쾌히 하겠다고 했다. 가이드를 받았는데 특이한 스타일의 노래 데모를 주셨다. 저는 해본 적 없는 스타일이었지만 영화에 잘 맞겠다고 의견을 드렸고 오케이가 떨어져서 바로 녹음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영화의 복잡미묘한 결말과 엔딩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영화가 처음부터 잔인한 신도 많이 나오고 중간중간 나오지 않을 법한 순간에도 그런 장면들이 나온다. 전체적으로 달리는 듯한 흐름과 OST가 잘 맞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두 배우는 여름 극장가에서 '신사: 악귀의 속삭임'이 가진 장르적 매력을 강조했다. 김재중은 "여름 하면 호러 아니냐. 호러를 잘 못 보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두 번, 세 번 보면 적응이 된다"며 "무서움과 잔인함에 완벽하게 적응될 때까지 봐주시면 시원한 여름을 보내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K호러에서 조금 부족했던 부분이 채워진 영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장치들이 많이 걸린 영화라 한 번 봤을 때 해소되지 않는 해석이나 결말이 있을 수 있다"며 "각자만의 결말과 해석을 하면서 올해 끝날 때까지 '신사'와 함께해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공성하는 "영화가 다채로운 소재들을 함께 섞어 영화로 승화시켰다고 생각한다"며 "일본 고베 로케이션과 한국 무속 신앙도 있고 한국인들이 힌두교의 악귀를 만나며 개신교 목사님도 등장한다. 다양한 신앙이 어우러진 오컬트 무비라는 점이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신사: 악귀의 속삭임'은 오는 6월 17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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