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 여성 공무원 비율이 사상 처음으로 전체의 52%를 기록했다. 여성 공무원이 남성을 넘어선 것은 이미 2023년부터였지만 지난해에도 과반을 유지하며 그 흐름이 더욱 뚜렷해졌다. 특히 5급 이상 여성 공무원 수가 처음으로 1만명을 돌파한 것은 한국 공직사회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불과 20~30년 전만 해도 여성의 공직 진출은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제한적이었다. 채용 규모 자체가 적었고 승진 과정에서도 여러 보이지 않는 장벽이 존재했다. 지방행정과 중앙행정을 막론하고 고위직은 사실상 남성 중심 구조가 일반적이었다. 그런 점에서 여성 공무원이 전체의 절반을 넘고, 관리직에서도 의미 있는 비중을 차지하게 된 것은 우리 사회의 교육 수준 향상과 기회의 확대, 인식 변화가 만들어낸 자연스러운 결과로 볼 수 있다.
공직은 국민 전체를 위한 조직이다. 국민의 절반 이상이 여성인 사회에서 공직사회 역시 다양한 경험과 시각을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성의 정책 참여가 확대되면서 보육과 돌봄, 복지와 교육, 가족 정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보다 세밀한 접근이 가능해졌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여성의 사회 진출 확대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며, 공직사회도 예외일 수 없다.
그러나 숫자의 증가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여성 공무원 비율이 높아졌다는 사실 자체를 성과로만 받아들이기보다는 공직 경쟁력이라는 더 큰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여성 공무원이 몇 명인가가 아니라 얼마나 유능한 인재가 공직에 들어오고 있으며, 얼마나 공정한 경쟁을 통해 성장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신규 공무원 임용이 감소하고 있는 점 역시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문제다. 청년층 사이에서 공직 선호도가 과거보다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민간 기업과 비교해 보수 경쟁력이 떨어지고 업무 강도는 높아졌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앞으로 정년퇴직자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수 인재 확보는 공직사회가 풀어야 할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공무원 조직은 국가 운영의 핵심 인프라다. 인공지능과 디지털 전환 시대에도 결국 정책을 설계하고 집행하는 것은 사람이다. 공직의 경쟁력이 곧 국가 경쟁력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따라서 인사정책의 목표는 특정 성별의 비율 확대가 아니라 최고의 인재를 확보하고 성장시키는 데 맞춰져야 한다.
여성 공무원 52% 시대는 우리 사회가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다. 그러나 진정한 성과는 숫자에 있지 않다. 남성과 여성 모두가 동등한 기회를 보장받고 공정하게 경쟁하며 실력으로 평가받는 공직사회를 만드는 데 있다. 공직의 미래를 결정하는 기준은 성별이 아니라 능력이어야 한다. 그것이 기본이고 원칙이며 상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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