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맨 출신 CEO, 금융의 본질을 ‘관계’에서 찾다
윤병운 사장의 경력은 NH투자증권의 성장 과정과 궤를 같이한다. 그는 커버리지본부장과 IB1사업부 대표, IB총괄대표를 거쳐 최고경영자에 올랐다. 대부분의 시간을 기업 현장에서 보냈고, 수많은 기업의 자금 조달과 성장 과정을 함께했다.
대표 취임 후 첫 메시지에서도 그는 "CEO이면서 동시에 영업맨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 고객과 시장에 직접 다가가는 현장 중심 경영을 의미한다.
그가 강조하는 또 다른 가치는 협업이다. 윤 사장은 NH투자증권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WM은 고객 자산을 모으고, IB는 투자 기회를 발굴하며, 운용 조직은 수익률을 관리한다. 과거에는 각각 독립적으로 움직였다면 이제는 하나의 생태계처럼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 철학은 금융기업가정신의 중요한 변화다. 과거 증권회사가 부서별 경쟁에 집중했다면 윤병운은 조직 간 연결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려 한다. 금융의 미래는 개별 조직의 경쟁력이 아니라 협업 능력에서 나온다는 판단이다.
결국 윤병운 리더십의 출발점은 사람이다. 고객과의 관계, 조직 내부의 협력, 계열사와의 연계가 경쟁력의 원천이라고 보는 것이다. 이는 숫자보다 신뢰를 중시하는 전형적인 관계형 금융 리더십이라 할 수 있다.
WM 4·IB 3·운용 2·기타 1…지속가능한 성장 공식을 만들다
윤병운 사장이 취임 이후 가장 집중한 분야는 수익구조의 재편이다. 그는 특정 사업에 의존하는 증권사의 한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시장 상황이 좋으면 실적이 급증하지만 시장이 흔들리면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는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가 제시한 해법은 이른바 'WM 4, IB 3, 운용 2, 홀세일 및 기타 1' 전략이다. 특정 사업에 집중하기보다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경기 변동성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실제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최근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1억원 이상 고객 수가 크게 증가했고, 고액자산가 고객 기반 역시 빠르게 확대됐다. WM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안정적 수익 기반이 형성된 것이다.
IB 부문 역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윤 사장은 기업금융을 단순한 자금 조달 사업이 아니라 기업 성장의 동반자 역할로 재정의하고 있다. IPO, 회사채, 인수금융뿐 아니라 구조화금융과 모험자본 공급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생산적 금융에 대한 관심이 눈에 띈다. AI, 반도체, 헬스케어 등 미래 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을 확대하고 있으며, 스타트업과 혁신기업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이는 단순히 수익을 위한 투자가 아니라 산업 성장에 기여하는 금융의 역할을 강조하는 접근이다.
윤병운 리더십은 금융회사의 역할을 다시 정의한다. 금융은 돈을 빌려주는 산업이 아니라 기업의 성장과 산업의 발전을 지원하는 플랫폼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향후 NH투자증권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가능성이 크다.
IMA와 생산적 금융, NH투자증권의 미래를 설계하다
윤병운 사장의 금융기업가정신이 가장 잘 드러나는 분야는 IMA(종합투자계좌) 사업이다. 그는 이를 단순한 신규 상품이 아니라 NH투자증권의 미래 성장 플랫폼으로 보고 있다.
IMA의 핵심은 고객 자금을 모아 우량 투자자산과 연결하는 것이다. 윤 사장은 자금을 먼저 모으고 투자처를 찾는 방식보다, 우량 자산을 확보한 뒤 고객에게 제공하는 구조를 선호한다. 이는 단기 수익보다 안정성과 신뢰를 중시하는 그의 경영 철학과 맞닿아 있다.
또한 그는 생산적 금융을 중요한 과제로 보고 있다. 농협금융그룹이 추진하는 생산적 금융 전략 속에서 NH투자증권은 모험자본 공급 역할을 맡고 있다. 혁신기업과 성장기업에 자금을 공급해 경제 전체의 성장 기반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NH투자증권의 강점은 금융지주 체제다. 은행과 증권, 보험이 협업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윤 사장은 이러한 그룹 시너지를 활용해 기업금융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다만 과제도 존재한다. NH투자증권은 상장사로서 독립성과 농협금융 계열사로서의 정체성을 동시에 유지해야 한다. 최근 지배구조와 농업지원사업비 문제 등을 둘러싼 논란은 이러한 복합적 위치를 보여준다.
그럼에도 윤 사장은 "Value-Up"을 핵심 키워드로 제시하며 고객 가치와 주주가치를 동시에 높이는 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고객 수익과 회사 수익이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그의 목표다.
결국 윤병운의 금융기업가정신은 관계와 협업, 그리고 플랫폼 구축으로 요약된다. 그는 증권사를 거래 중심 조직에서 고객과 기업, 투자와 산업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진화시키려 하고 있다. 그것이 윤병운 리더십의 본질이다.
: SWOT 분석 :
강점(Strength)
IB 현장에서 축적한 풍부한 경험과 기업 네트워크가 강점이다. WM·IB·운용을 연결하는 균형 성장 전략도 차별화 요소다. 특히 협업 중심 조직문화와 생산적 금융 역량은 NH투자증권만의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약점(Weakness)
농협금융 계열사라는 특성상 독립성과 그룹 정책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하는 구조적 제약이 존재한다. 또한 자본시장 변동성에 따른 실적 민감도도 부담 요인이다.
기회(Opportunity)
IMA 사업 확대와 생산적 금융 정책, AI·반도체 등 신산업 성장에 따른 자금 조달 수요 증가는 NH투자증권에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위협(Threat)
초대형 IB 경쟁 심화와 자본시장 규제 변화, 지배구조 이슈는 지속적인 리스크 요인이다. 또한 경기 침체 시 기업금융 수요 위축 가능성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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