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벤처캐피털 분석 플랫폼 기업 더브이씨(The VC)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날까지 국내 비상장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의 로봇 분야 투자금은 346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531억원과 비교하면 552.4% 증가한 규모다. 반면 투자 건수는 27건에서 23건으로 줄었다. 투자 대상 기업 수는 감소했지만 대형 투자 라운드가 잇따르며 자금이 소수 유망 기업에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전체 스타트업 투자액은 2조713억원에서 6조6550억원으로 221.3% 증가했다. 전체 투자 시장이 확대된 가운데 로봇 분야 투자 증가율은 이를 크게 웃돌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초기 투자 시장에서도 AI와 로보틱스 쏠림 현상은 뚜렷하게 나타난다. 더브이씨의 5월 투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시드 단계 투자 건수 가운데 41%가 AI와 로보틱스 분야에 집중됐다. 올해 1~5월 누적 기준으로도 전체 시드 투자 148건 중 43%가 AI와 로보틱스 기업에 이뤄졌다.
월별 투자 사례에서도 피지컬 AI 열기를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월 자율주행 및 차량용 AI 반도체 설계 기업 보스반도체는 시리즈A 단계에서 870억원을 유치했다. 초기 투자 단계로는 이례적인 규모다. 이어 4월에는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홀리데이로보틱스가 시리즈A 라운드에서 1500억원을 조달했다. 업계에서는 이들 사례를 피지컬 AI와 로봇 산업에 대한 투자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피지컬 AI는 센서를 통해 물리 환경을 인식하고 스스로 판단한 뒤 로봇이나 자율주행차, 산업장비 등을 통해 현실 세계와 직접 상호작용하는 AI 기술을 의미한다. 생성형 AI가 정보를 생성하는 데 집중했다면 피지컬 AI는 현실 공간에서 실제 행동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기술 기업들의 움직임도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본다. 특히 오는 4일 방한하는 젠슨 황 CEO가 최근 로봇과 피지컬 AI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강조하면서 관련 산업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정현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연구위원은 "AI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여전히 활발하지만 이제는 실제 사용성과 사업화 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커지는 단계"라며 "AI가 현실 세계에서 어떤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에 관심이 옮겨가면서 로봇과 피지컬 AI 분야가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사 보조나 제조 현장 자동화 등 현실 문제를 해결하는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관련 기술의 확산도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투자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AI·로보틱스를 제외한 분야의 초기 스타트업은 자금 조달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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