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의 역습] 대출금리 다시 오른다…취약차주·자영업자 비상

  • 5대 은행 주담대 금리 상단 7%대…연내 8% 전망

  • 금융채무불이행 개인사업자 12만명 웃돌아…도미노 폐업 우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 진입을 예고하면서 대출 차주들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가 이미 연 6~7% 수준까지 오른 상황에서 금리가 추가 인상되면 취약 차주와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부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택담보대출 5년 고정형 금리는 이날 기준 연 4.34~7.32% 수준이다. 일부 은행의 금리 하단은 이미 연 5%를 넘어섰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올해 0.25%포인트씩 최대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주담대 금리 상단이 연 8%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기준금리 인상은 은행채 금리 상승과 자금 조달 비용 증가로 이어져 결국 대출금리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부담은 금리 변동에 노출된 차주들에게 집중될 전망이다. 5년 전 영끌 시기 혼합형 금리로 대출을 받은 뒤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차주나 6개월 변동형 대출 차주가 대표적이다. 연 5% 금리로 30년 만기 원리금균등상환 방식으로 4억원을 빌렸을 경우 월 상환액은 약 214만원이지만, 금리가 연 8%로 오르면 약 293만원으로 늘어난다. 월 부담액만 약 80만원 증가하는 셈이다.

취약 차주의 어려움은 더욱 커질 수 있다. 금융채무불이행자로 등록된 개인사업자는 2022년 6만7900명에서 올해 4월 12만명으로 급증했다. 국내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부실채권비율도 최근 5년 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경영난이 심화되면서 개인파산 신청 건수 역시 2021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늘어났다.

신용대출 차주도 안심할 수 없다. 증시 호황 속 빚을 내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가 늘면서 5대 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2023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증가했다. 주요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 상단도 이미 연 6% 수준에 달해 금리 인상 시 부실 위험이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리 상승은 은행에도 부담이다. 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악화될 경우 금융사들은 대손충당금을 추가 적립하는 등 손실 흡수 능력을 강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부실이 심화되면 내수 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며 "금리 인상의 충격이 취약 차주와 한계기업에 집중되지 않도록 정책적 보완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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