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상의 금융기업가정신=강성묵 하나증권 대표] 위기 속 체질 개선, 하나증권의 두 번째 창업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의 금융기업가정신은 ‘위기 돌파형 혁신’으로 요약된다. 그가 하나증권 지휘봉을 잡은 시기는 부동산 PF 부실과 대규모 적자, 금융시장 침체가 겹친 어려운 시기였다. 그러나 강 대표는 단순한 비용 절감이나 단기 실적 개선이 아니라 사업구조 자체를 바꾸는 체질 개선에 집중했다. 

PF 중심 수익구조를 투자은행(IB)·자산관리(WM)·발행어음·디지털 자산 중심으로 전환하고, AI와 STO를 미래 성장축으로 제시했다. "배수지진", "환골탈태", "생존"이라는 그의 표현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하나증권을 다시 세우기 위한 경영철학이었다. 오늘날 강성묵 리더십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금융기업가정신의 대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이사오른쪽과 정지원 빌드블록 대표이사가지난4월  하나증권 THE 센터필드 W에서 열린 글로벌 자산관리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이사(오른쪽)과 정지원 빌드블록 대표이사가 지난 4월 하나증권 THE 센터필드 W에서 열린 '글로벌 자산관리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적자 증권사를 흑자로 돌린 체질 개선의 리더십


강성묵 대표가 하나증권을 맡았던 2023년은 결코 쉬운 시기가 아니었다. 부동산 PF 시장 침체가 본격화되면서 증권업계 전반이 충격을 받았고, 하나증권 역시 대규모 충당금 부담과 투자자산 평가손실에 직면했다. 당시 하나증권은 영업손실 3667억원, 순손실 2889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후 가장 어려운 국면 가운데 하나를 맞았다.


많은 경영자라면 긴축과 방어에 집중했을 것이다. 그러나 강 대표는 다른 선택을 했다. 그는 문제의 원인을 경기 침체가 아니라 사업 포트폴리오의 편중에서 찾았다. 부동산 PF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았고 기업금융과 자산관리, 리테일 부문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판단이었다.


그는 취임 직후부터 수익구조 재편에 나섰다. 부동산금융 중심 구조를 전통 IB 중심 구조로 바꾸고, 우량 기업금융 확대에 역량을 집중했다. 동시에 자산관리 부문을 강화하고 연금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시작했다. 조직도 바꿨다. 외부 전문가를 영입했고, 투자금융 조직을 확대했다. 지역 영업망을 재정비하고 고객 기반 확대에도 나섰다.


결과는 빠르게 나타났다. 2024년 하나증권은 영업이익 1419억원, 순이익 2239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단순한 기저효과가 아니라 사업 구조 변화의 결과라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기업금융 부문에서 HD현대마린솔루션, APR 등 대형 IPO 주관 업무를 수행하며 경쟁력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강 대표가 강조한 것은 외형 확대가 아니었다. 그는 여러 차례 "업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일시적 실적보다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이것은 금융기업가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 가운데 하나다. 위기 때 비용을 줄이는 경영자는 많지만, 위기 속에서 사업 모델을 바꾸는 경영자는 많지 않다.

강성묵의 첫 번째 기업가정신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는 위기를 단순히 버틴 것이 아니라 구조개혁의 기회로 활용했다.


 발행어음과 초대형 IB, 하나증권의 미래를 설계하다


강성묵 리더십의 핵심 키워드는 초대형 IB다.
그는 취임 이후 줄곧 하나증권의 초대형 IB 경쟁력 확보를 강조해 왔다. 단순히 규모를 키우기 위한 전략이 아니다. 하나증권이 은행 의존적 사업구조를 벗어나 자본시장 중심 금융회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자금조달 체계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하나증권은 발행어음 사업을 본격화했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체 신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핵심 수단이다.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기업금융, 인프라 투자, 혁신기업 투자에 활용할 수 있다.


실제 하나증권은 발행어음 사업 개시 이후 빠르게 자금을 확보했다. 2026년 1분기에만 약 7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시장에서도 발행어음이 하나증권의 새로운 성장엔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더 주목할 부분은 자금의 활용 방향이다. 강 대표는 단순 부동산 투자보다 AI, 바이오, 방산, 친환경 에너지 등 미래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과거 PF 중심 모델과 분명히 다른 접근이다.


그는 또한 벤처캐피탈과 협력하는 민간 모펀드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직접 투자 부담은 줄이면서 성장기업 발굴 능력은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하나증권은 관련 운용자산 규모를 2030년까지 1조원 수준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는 금융기업가의 역할을 잘 보여준다. 금융회사는 단순히 돈을 빌려주는 기관이 아니다. 미래 산업을 키우고 혁신 기업에 자본을 공급하는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 강 대표는 발행어음을 단순한 수익 사업이 아니라 생산적 금융을 실현하는 도구로 보고 있다.

이 점에서 그의 기업가정신은 금융의 본질과 맞닿아 있다. 자본을 가장 생산적인 곳으로 배분하는 것이 금융의 존재 이유라면, 강성묵은 그 역할을 다시 강화하려는 경영자라고 평가할 수 있다.


 AI·STO·패밀리오피스, 디지털 종합금융사로의 진화


강성묵 대표가 다른 증권사 CEO들과 차별화되는 부분은 디지털 전환에 대한 강한 문제의식이다.

그는 신년사에서 "환골탈태 수준의 변화"를 언급했다. 단순한 디지털화가 아니라 업무 방식 자체를 AI 중심으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시각은 분명하다. 앞으로 증권업의 경쟁력은 영업점 숫자나 인력 규모가 아니라 데이터와 AI 활용 능력에서 결정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하나증권은 AI 기반 업무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리스크 관리와 내부통제, 자산관리 서비스 전반에 AI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초개인화 자산관리 서비스 구축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STO(토큰증권) 역시 강 대표가 주목하는 영역이다. 하나증권은 STO 발행과 유통이 가능한 통합 시스템을 구축하며 관련 시장 선점에 나섰다. 이는 부동산, 미술품, 인프라 등 실물자산의 디지털 유동화를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금융시장이다.


패밀리오피스 전략도 강화하고 있다. 단순 금융상품 판매를 넘어 고액자산가의 자산 승계와 세무, 투자, 법률 자문까지 아우르는 종합 솔루션 제공에 나서고 있다.


그는 또한 그룹 시너지를 적극 활용한다. 하나은행과 하나증권, 하나자산운용을 연결하는 통합 금융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은행 중심 금융그룹에서 자본시장 중심 금융그룹으로 진화하려는 하나금융의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강성묵은 스스로를 '1호 영업사원'이라고 부른다. 실제로 취임 이후 전국 영업점을 방문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영업 전문가 출신답게 고객과 현장을 가장 중요한 자산으로 본다.


결국 강성묵의 금융기업가정신은 단순히 실적을 개선하는 데 있지 않다. 그는 하나증권을 PF 중심 증권사에서 AI 기반 종합금융 플랫폼으로 바꾸려 한다.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에는 고객과 미래 산업이 있다.


배수지진의 각오와 환골탈태의 의지가 하나증권을 어디까지 변화시킬 수 있을지는 아직 진행형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강성묵이 하나증권의 두 번째 창업을 이끌고 있다는 사실이다.


:SWOT 분석:

강점(Strength)
강성묵 대표의 최대 강점은 위기관리 능력과 조직 혁신 리더십이다. 부동산 PF 부실로 적자를 기록했던 하나증권을 흑자로 전환시켰으며, IB·WM·연금·발행어음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했다.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겸직하며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활용할 수 있는 점도 강점이다.

약점(Weakness)
부동산 PF 관련 부담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브로커리지 경쟁력은 대형 증권사 대비 상대적으로 약하다. 시장점유율 확대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기회(Opportunity)
발행어음 사업 확대, AI 기반 금융서비스, STO 시장 개화, 패밀리오피스 수요 증가가 새로운 성장 기회다. 하나은행과의 연계 영업 역시 강력한 성장 기반이 될 수 있다.

위협(Threat)
증권업 경쟁 심화와 자본시장 변동성, PF 시장 불확실성은 지속적인 리스크다. 또한 초대형 IB 경쟁이 격화되면서 수익성과 리스크 관리 능력이 동시에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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