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뷰티 더해 K-컬처 400조로…"문화 아닌 숫자만 키워" 지적도

  • 출범 1주년 맞아 목표 상향 조정…2030년 300조→400조

  • K-컬처 재정의하자 수출액 쑥…"핵심 성장 동력"

  • "성과 환산 수치에만 몰두" 비판도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8일 국민주권정부 출범 1주년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다원공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문체부의 성과 및 추진과제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문체부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8일 국민주권정부 출범 1주년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다원공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문체부의 성과 및 추진과제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문체부]

정부가 기존 'K-컬처 300조 시대'였던 국정 목표를 출범 1년 만에 '400조 시대'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외래 관광과 푸드, 뷰티, 패션 등을 새롭게 K-컬처 범주에 포함시켜 시장 규모 자체를 대폭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문화계 일각에서는 "당장 돈 되는 산업을 K-컬처로 묶어 외형만 키우는 숫자 부풀리기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8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국민주권정부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K-컬처 개념을 재정의하고 가다듬었다”며 “K-컬처를 산업적으로 키워 현실화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출범과 함께 2030년까지 문화산업 규모를 300조원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출범 1년을 맞아 문체부는 콘텐츠·예술산업 중심이던 기존 K-컬처 범위에 외래 관광과 푸드·뷰티·패션의 수출액을 새롭게 포함해 K-컬처 개념을 확장했다. K-컬처로 보기 애매하거나 중복되는 일부 항목은 제외했다. 

최 장관은 "방한 관광객이 한국에서 쓴 외화는 K-컬처 산업에 포함돼야 하는데, 그간 통계에서 빠져있었다"며 "K-푸드와 K-뷰티, K-패션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 수출액은 K-컬처를 보고 매력을 느끼고 '나도 구입하고 싶어' 등의 수요가 반영된 결과이기에 K-컬처의 범위 안에 넣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재정의 결과, K-컬처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잠정치로 274조원까지 늘었다. 정부가 2030년 목표로 제시했던 기존 300조원에 근접한 수치다. 이에 따라 정부는 목표치를 기존 300조원에서 400조원으로 끌어올렸다.

수출 규모 역시 껑충 뛰었다. 기존 콘텐츠 중심 통계로는 지난해 기준으로 149억 달러(잠정치) 수준이었지만, 뷰티·푸드 등을 포함하자 718억 달러 규모로 확대됐다. 이는 반도체(1734억 달러), 자동차(720억 달러)에 이은 국내 3대 수출 산업 규모다. 이에 맞춰 2030년 수출 목표도 기존 350억 달러에서 1100억 달러로 대폭 높였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8일 국민주권정부 출범 1주년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다원공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문체부의 성과 및 추진과제에 대해 발표한 뒤 취재진과 질의응답 시간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문체부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8일 국민주권정부 출범 1주년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다원공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문체부의 성과 및 추진과제에 대해 발표한 뒤 취재진과 질의응답 시간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문체부]

최 장관은 "K-컬처는 우리 경제를 이끌 핵심 성장 동력"이라며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미래에 여가 시간이 늘어날 가능성이 큰 만큼, (K-컬처의 외화벌이) 비중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산업적으로 더 속도감 있게 육성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문체부는 이와 함께 세계적 규모의 K-컬처 페스티벌 '페노메논'을 내년 12월부터 매년 5월과 12월 두 차례 개최하기로 했다. 5월에는 세계 주요 도시에서, 12월에는 국내에서 어워드 형태로 진행한다. 또 세계 주요 도시에 공연장 형태의 K-컬처 센터를 확대하고, 관광객 3000만명 조기 달성을 위해 '5극 3특 메가 관광권'을 조성하고 반값 여행 정책 등을 통해 국내 여행을 활성화한다. 

그러나 문화계 일각에서는 정부가 '문화강국'을 지나치게 산업 논리로 접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화예술 전반의 경쟁력을 키우기보다 당장 성과로 환산 가능한 수치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재상 문화연대 사무처장은 “뷰티와 패션을 K-컬처로 묶는 것이 타당한지 의문”이라며 “정작 기초예술 장르에 대한 지원 확대는 잘 보이지 않는다. 문화예술 전반이 활성화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화계 전반에서는) 정부가 문화를 경제적 수익 창출 수단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문화예술계 관계자는 "문화강국이라는 선언 아래 당장 숫자로 잡히는 산업을 K-컬처에 편입시키는 숫자놀음에 가까워 보인다"며 "국정 목표를 '문화강국'이 아닌 '문화산업강국'으로 재정의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기초예술과 창작 생태계 등을 강화해 문화예술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장기적인 정책은 드러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최 장관은 "K-컬처 400조원, 수출액 1100억 달러로 목표를 전환했을 때는 (문화산업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바뀌게 된다"며 "멋지게 이야기하기 위한 구호가 아닌, (문화가) 새로운 성장동력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과감한 투자가 이뤄질 것이다. 입증해보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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