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플랫폼 기술 TPD 주목…국내 제약사 투자 확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차세대 신약 기술로 꼽히는 표적 단백질 분해제(TPD)를 둘러싼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투자와 연구개발(R&D)이 활발해지고 있다. 단일 후보물질의 가능성에 기대기보다 후속 파이프라인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 확보가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면서다. 

1일 시장조사업체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TPD 시장은 올해 58억8000만달러(약 8조8452억원) 규모에서 2034년 124억4000만달러(약 18조 7147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지난달에는 미국 바이오기업 아르비나스와 화이자가 공동 개발한 프로탁 기반 TPD 치료제 '베파누(성분명 벱데제스트란트)'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 수년간 차세대 기술로 거론되던 TPD가 상업화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TPD는 질병 원인이 되는 단백질 기능을 억제하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세포 내 단백질 분해 시스템을 활용해 해당 단백질 자체를 제거하는 기술이다. 고농도 약물 사용에 따른 독성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기존 합성의약품으로 접근하기 어려웠던 단백질까지 공략할 수 있어 차세대 플랫폼으로 평가된다.

시장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아직 전임상과 초기 단계가 대부분이지만 국내에서도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다.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를 통해 안정적인 현금 창출 구조를 구축한 SK바이오팜은 일찌감치 TPD를 미래 성장축으로 점찍었다. 지난 2023년 약 620억원을 투입해 미국 TPD 전문기업 프로테오반트를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후 해당 조직을 SK라이프사이언스랩스로 재편하며 관련 연구 역량을 확대했다.

현재 개발 중인 TPD 신약 'SKT-18416'은 p300 타깃 분해제다. 전임상 단계에서 p300만 선택적으로 분해하면서도 유사 단백질인 CBP에는 영향을 최소화해 안전성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전립선암과 다발성골수종, CBP 변이 암 모델 등에서 종양 성장 억제 효과도 확인됐다. 회사는 오는 2027년 상반기 임상시험계획(IND) 제출을 목표로 한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세노바메이트의 안정적 이익을 바탕으로 차세대 모달리티와 플랫폼 기술까지 성장축을 넓히고 있다"며 "TPD는 SK라이프사이언스랩스의 MOPED 플랫폼을 통해 반복적으로 신규 파이프라인을 발굴할 수 있는 기술로 키워가고 있다"고 말했다. 

유한양행도 차세대 플랫폼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이후 후속 성장 동력 마련이 과제로 떠오르면서 차세대 모달리티 연구 조직부터 정비했다. 올해 1월 중앙연구소 내 '뉴 모달리티' 부문을 신설하고 미국 TPD 전문 바이오텍 키메라테라퓨틱스 출신 조학렬 전무를 부서장으로 영입했다.

한미약품 역시 TPD 플랫폼 기술을 적용한 항암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EP300' 선택적 분해제는 EP300 단백질에 의존하는 암세포와 CBP 유전자 변이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사멸시키는 합성치사 기전이다.

TPD가 아직 초기 시장인 만큼 중장기 전략으로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다만 기존 표적치료제가 한계를 드러냈던 내성 질환 영역에서 새로운 치료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시장 기대감은 계속 커지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차세대 플랫폼 기술은 전략적 파트너십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특정 후보물질 하나보다 후속 파이프라인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발굴할 수 있는지가 글로벌 경쟁력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