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원의 재팬 룸] "최루액에 26명 병원 이송"…日긴자 쇼핑몰에 무슨 일이?

사진유튜브 TBS NEWS DIG Powered by JNN 캡처
일본 긴자의 한 쇼핑몰에서 발생한 최루 스프레이 분사 현장. [사진=유튜브 'TBS NEWS DIG Powered by JNN' 캡처]
일본 도쿄 긴자의 대형 복합쇼핑몰에서 최루 스프레이로 추정되는 물질이 분사돼 26명이 이상 증세를 호소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일본 경찰은 외국 국적자로 추정되는 인물 간 다툼 과정에서 사건이 벌어진 것으로 보고 도주한 남성을 추적 중이다.
 
“자극적인 냄새 난다”…긴자 쇼핑몰서 신고 잇따라

일본 TBS NEWS에 따르면 사건은 25일 정오께 도쿄도 주오구 긴자 6초메에 위치한 복합쇼핑몰 ‘GINZA SIX’ 1층 미쓰이스미토모은행 긴자지점 ATM 코너에서 발생했다.

당시 경찰에는 “자극적인 냄새가 난다”, “사람들이 기침을 하고 있다”는 내용의 110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다. 인근 파출소에도 비슷한 신고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GINZA SIX는 긴자 중심 상권에 위치한 대형 상업시설로, 명품 브랜드 매장과 백화점 등이 밀집한 지역에 자리하고 있다. 사건 당시에도 점심시간대 쇼핑객과 관광객이 몰려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는 소방·구급 차량 약 60대가 출동했으며, 대규모 재난 대응용 특수구급차인 ‘슈퍼 앰뷸런스’도 투입됐다. 일부 소방대원들은 방호복과 산소통을 착용한 채 건물 내부로 진입했다.

현지 방송 화면에는 GINZA SIX 앞 도로를 가득 메운 구급차량과 함께 임시 구호소가 설치된 모습도 담겼다. 현장에는 통제선이 설치됐고, 경찰과 소방 관계자들이 시민 이동을 통제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당시 현장에 있던 여성은 일본 방송 인터뷰에서 “경찰이 ‘빨리 이동해 달라’, ‘이쪽으로 지나가 달라’고 큰 소리로 외쳤다”며 “현장 분위기가 매우 긴박했다”고 말했다.
 
26명 이상 증세…“구토·기침·가슴 통증”
 
일본 긴자의 한 쇼핑몰에서 발생한 최루 스프레이 분사 현장 사진유튜브 TBS NEWS DIG Powered by JNN 캡처
일본 긴자의 한 쇼핑몰에서 발생한 최루 스프레이 분사 현장. [사진=유튜브 'TBS NEWS DIG Powered by JNN' 캡처]
일본 경시청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20대부터 80대까지 남녀 26명이 기침과 목 통증 등 이상 증세를 호소했다. 이 가운데 19~25명이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 의식은 있는 상태이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목격자들은 “몸을 웅크린 사람이 있었다”, “한 남성이 비틀거리며 구토했다”, “가슴을 부여잡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물을 마시고 계속 토하는 사람도 있었다”며 “무언가를 들이마신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사건 직후 현장에는 파란색 임시 텐트가 설치됐으며, 내부에서는 이물질을 흡입한 것으로 보이는 시민들이 응급 조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부 시민들에게는 ‘오염물 수납’이라고 적힌 봉투가 배포됐다. 일본 언론은 오염된 의류나 소지품 등을 담기 위한 용도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장에서는 방호용 가운을 착용한 채 이동하는 시민들의 모습도 확인됐다.

사건 직후 일본 당국은 화학물질 사고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대응 수위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 방호복 차림 소방대원과 오염물 수거용 봉투 등이 투입된 것도 이 같은 대응 과정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ATM 밀폐 공간서 확산 가능성”…캡사이신 검출

경시청은 ATM 코너 내부에서 한 남성이 최루 스프레이와 유사한 물질을 분사했다는 정보를 확보한 상태다.

현장에서는 고추의 매운 성분인 캡사이신 계열 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감식반은 ATM 내부 기둥에 남아 있던 붉은 얼룩 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 중이다.

수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사건 직전 외국 국적자로 보이는 인물들 사이에서 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한 남성이 스프레이를 분사한 뒤 현장을 빠져나가면서 주변 시민들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도주한 남성은 키 약 170cm, 남색 정장을 입은 30대 정도로 알려졌다.

일본의 방송인 고사카 다이마오는 사건과 관련해 “최루 스프레이에는 가루 형태와 무스 형태 등이 있다”며 “가루 형태는 아주 적은 양이라도 밀폐 공간에서는 주변 사람들이 큰 고통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루형은 바람 방향에 따라 분사한 사람 본인도 3~5분 정도 숨쉬기 어려울 정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사건 장소가 은행 ATM 코너였다는 점도 피해 확산 배경 중 하나로 거론된다. ATM 공간은 비교적 좁고 외부와 구분된 구조인 만큼, 가루 형태 자극 물질이 빠르게 퍼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의 한 방송에서도 밀폐된 공간에서 캡사이신 계열 물질이 확산될 경우 주변 이용객 다수가 동시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는 일반인이 구매 가능한 호신용 최루 스프레이라도 정당한 이유 없이 휴대하거나 사용하는 경우 경범죄법 위반에 해당한다.

경시청은 현재 CCTV 영상과 현장 감식 결과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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