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논란 후폭풍] 불매 운동에 이념 싸움터로... '충성 고객' 이탈 위기

  • 저가커피 공세에 둔화하던 선불 잔액 성장세 치명타

  • 탈퇴 인증에 지역 금융권까지 보이콧 복합 위기 직면

  • 보수 단체 팔아주기 역풍…일반 대중 고객 이탈 우려

21일 광주 서구 광천동 이마트 광주점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광주·전남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5·18 탱크데이 행사로 물의를 빚은 스타벅스 코리아와 정용진 회장을 규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1일 광주 서구 광천동 이마트 광주점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광주·전남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5·18 '탱크데이' 행사로 물의를 빚은 스타벅스 코리아와 정용진 회장을 규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논란이 불매운동과 환불 릴레이, 정치·이념 논란으로까지 번지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스타벅스의 핵심 경쟁력인 충성 고객 기반과 브랜드 이미지, 나아가 수익 구조 전반까지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스타벅스 카드 환불 방법을 공유하는 게시글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일부 이용자들은 스타벅스 애플리케이션 회원 탈퇴 화면이나 충전금 환불 인증 사진을 올리며 불매운동 참여를 독려했다. 스타벅스 텀블러와 머그잔을 망치로 부수는 영상을 공유하는 이른바 '불매 인증'도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소지하고 있는 제품의 스타벅스 로고를 '엑스(X)' 표시로 지우거나 스티커로 가려서 사용하는 팁도 공유되고 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폄훼했다는 비판 속에 정치권과 지역사회로도 여파가 번지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스타벅스 출입 자제령이 내려졌고, 광주·전남 지역에서는 자치단체와 기업들의 조직적 보이콧도 나타나고 있다. 광주시는 21일 입장문을 내고 "스타벅스코리아 사태를 단순한 실무자의 실수가 아닌 역사 인식이 부재한 최고경영자가 유발한 사회적 중대재해로 인식한다"며 시 주관 각종 행사에서 스타벅스 상품권 사용 금지 방침을 전했다. 그간 적금·카드 출시 등 대형 이벤트 때마다 수천 명에게 스타벅스 상품을 지급해 온 광주은행도 스타벅스 제품 및 모바일 쿠폰 지급 행사를 전면 중단한다고 사내에 공지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로 인한 불매 및 충전금 환불·앱 회원 탈퇴 등으로 스타벅스 성장의 핵심인 '고객 록인(rock-in)' 구조에 금이 갈 가능성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고객이 미리 충전한 금액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선불 충전 구조에 리워드 프로그램을 결합해 충성 고객을 자사 생태계 안에 묶어두는 전략을 펼쳐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CK컴퍼니의 지난해 말 선불 충전 잔액은 4276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미사용 리워드 포인트(별) 부채까지 합한 계약부채 규모는 4543억원에 달한다.
 
스타벅스 지분 구조 [그래픽=아주경제 미술팀]
스타벅스 지분 구조 [그래픽=아주경제 미술팀]

다만 카페업계 경쟁 심화로 선불 충전 금액 증가율은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다. 2022년 19.1%에 달하던 스타벅스 선불 충전 잔액 증가율은 지난해에는 8.2%에 머물렀다. 저가 커피 브랜드들이 스타벅스 핵심 상권으로 빠르게 침투하며 충성 고객의 흡인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록인 효과가 약화되는 상황에서 이번 사태로 충성 고객의 이탈이 가속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무엇보다 브랜드 이미지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보수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전두환 전 대통령 인공지능(AI) 합성 이미지와 함께 스타벅스를 '애국벅스' '멸공카페'라고 지칭하며 '팔아주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브랜드가 이념 갈등의 대리전 격으로 소비되면 일반 대중 고객의 영구적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선 이번 사태가 정치적 쟁점화로 번질 시 미국 스타벅스 본사가 직접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스타벅스 본사는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스타벅스는 정치 조직이 아닌 기업"이라고 밝히는 등 철저한 중립을 강조하고 있다. 본사가 실제로 개입에 나선다면 신세계그룹과 맺은 지분 계약에 담긴 콜옵션 조항이 발동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마트는 2021년 7월 미국 스타벅스 본사 법인인 스타벅스커피인터내셔널(SCI)에서 지분을 추가 인수했다. 현재 스타벅스코리아 주식 67.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그러나 본사가 쥐고 있는 콜옵션에는 이마트 측 귀책 사유로 계약이 해지되면 이마트 지분 전량을 공정가치보다 35% 할인된 가격에 인수할 수 있다는 독소조항이 담겨 있다. 브랜드 가치 훼손을 이유로 본사가 경영권을 회수해 간다면 연 매출 3조2380억원인 핵심 캐시카우를 잃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신세계그룹 측 부담은 작지 않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브랜드가 정치색 논란에 휘말리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일"이라며 "민주화 가치와 관련된 콘텐츠 제작 지원이나 교육 분야 기여 등 소비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진정성 있는 행보가 뒤따라야 분위기를 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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