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국계 컨테이너 업체 기소…"팬데믹 때 생산 줄여 가격 담합"

지난 9일 중국 상하이 항구 컨테이너 터미널 모습 사진AFP 연합
지난 9일 중국 상하이 항구 컨테이너 터미널 모습 [사진=AFP 연합]
미국 법무부가 중국계 컨테이너 제조사들을 가격 담합 혐의로 기소했다.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직전 생산량을 줄여 글로벌 컨테이너 공급을 제한하고 가격을 끌어올렸다는 혐의다. 해상 운송의 핵심 장비인 컨테이너 부족 사태가 반독점 형사 사건으로 번졌다.
 
19일(현지시간) CBS방송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중국계 컨테이너 제조사 4곳과 임원 7명을 셔먼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CBS는 앞서 미 당국이 중국 업체들의 생산 제한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고 단독 보도했고, 법무부는 이후 기소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기소 대상 기업은 싱가마스 컨테이너 홀딩스, 중국국제해운컨테이너그룹(CIMC), 상하이 유니버설 로지스틱스 이큅먼트, CXIC그룹 컨테이너다. 이들 업체는 세계 해상 운송에 쓰이는 표준 건식 컨테이너 제조 시장의 핵심 기업으로 꼽힌다.
 
수사는 지난해 이미 기소 단계까지 진행됐지만 공개는 늦춰졌다. 법무부에 따르면 싱가마스 마케팅 책임자였던 빅 남 힝 마는 지난달 14일 프랑스에서 체포돼 미국 송환 절차를 밟고 있다. 나머지 피고인 6명은 아직 체포되지 않았다. 법무부는 마의 체포 뒤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방법원에 봉인돼 있던 기소장을 공개했다.
 
혐의의 핵심은 생산량 제한이다. CBS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들 업체가 2019년 말 직원 근무시간을 줄이는 방식으로 생산을 늦췄고, 수사 당국은 이를 글로벌 공급을 줄여 가격을 올리려는 공모 정황으로 봤다고 보도했다. 법무부는 이들이 2019년 11월부터 2024년 1월까지 표준 건식 컨테이너 생산량과 가격을 조율했다고 밝혔다.
 
가격 영향도 컸다. 법무부는 이 담합으로 표준 컨테이너 가격이 2019년부터 2021년 사이 대략 두 배로 올랐고, 제조사 이익은 팬데믹과 글로벌 공급망 위기 속에서 약 100배 늘었다고 밝혔다. 법무부 반독점 담당 당국자는 이번 사건이 약 350억달러 규모의 글로벌 교역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미 당국은 이들이 팬데믹 초기 공급망 취약성을 이용했다고 보고 있다. 법무부 당국자는 이들 제조사가 위기와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공급망을 압박하고 이익을 챙겼다고 비판했다. 또 피고인들이 세계 컨테이너 공급을 제한하면서 미국 소비자들이 더 비싼 가격을 내고 필수 물품을 더 오래 기다리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은 미중 통상 갈등 속 공급망 통제 문제가 다시 부각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미 당국이 중국계 제조사의 생산 제한을 형사 사건으로 다루면서 공급망 문제는 물류 비용을 넘어 반독점·경제안보 이슈로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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