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바오지딩과 짜장면" 중국의 '식탁 외교' 메시지는

  • '음식이 가장 오래된 외교 언어'

  • 트럼프 방중 만찬…상호 존중 메시지

1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주최 국빈 만찬장에 마련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테이블 사진로이터연합뉴스
1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주최 국빈 만찬장에 마련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테이블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국제 외교무대에서 정상 간 만찬(혹은 오찬)은 흔히 ‘음식 외교’로 불린다. 식탁에 오르는 메뉴 하나하나에 상대국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배려가 담기기 때문이다. '음식이 가장 오래된 외교 언어'라 불리는 이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 일정 중국 측이 선보인 음식에도 이러한 메시지가 자연스럽게 녹아있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마지막으로 함께한 업무 오찬 테이블에 오른 대표 메뉴는 쓰촨식 닭고기 요리인 ‘궁바오지딩(宮保雞丁)’이었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방중했던 2017년에도 이 요리를 국빈 만찬 메뉴로 선보인 바 있다. 궁바오지딩은 닭고기를 고추와 땅콩 등과 함께 볶아낸 중국 쓰촨 지역의 대표 요리다. 중국 안팎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식 이름 표기인 ‘촨푸(川普)’와 쓰촨요리를 뜻하는 ‘촨차이(川菜)’를 연결해 준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특히 궁바오지딩은 미·중 교류의 역사와도 맞닿아 있다. 과거 미국으로 건너간 중국계 이주 노동자들이 철도 공사와 광산, 농장 등에서 일하며 즐겨 먹었던 요리 가운데 하나로, 매콤하면서도 친숙한 맛으로 오늘날 미국 사회에 뿌리내린 중식 문화의 상징적인 메뉴 중 하나로 꼽힌다.

하루 전인 1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 환영 국빈 만찬에서도 중국 특유의 ‘식탁 외교’는 이어졌다. 전통 중국 요리의 정체성을 살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과 서구식 입맛을 세심하게 고려한 점이 눈에 띄었다.

이날 만찬에는 중국을 대표하는 요리 가운데 하나인 ‘베이징 오리구이(北京烤鴨)’가 포함됐다. 오리를 통째로 구워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인 메뉴로, 외국 정상들을 위한 중국 국빈 연회에서 자주 등장하는 대표 요리다.

이와 함께 광둥식 랍스터 수프(金湯龍蝦), 바삭한 소고기 구이(香酥牛肉), 머스터드 소스를 곁들인 저온 조리 연어(香芥汁三文魚) 등이 차려졌다. 중국식 바삭 군만두(冰花水煎包), 소라 모양 페이스트리(海螺酥), 이탈리아 디저트 티라미수도 곁들였다. 

중국식 조리 기법에 서양식 풍미를 더하는 등 동서양의 맛을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게 한 구성으로, 미·중 관계에서 강조되는 상호 존중과 타협의 메시지를 식탁 위에 담아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 트럼프 대통령 환영만찬 메뉴
1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 트럼프 대통령 환영만찬 메뉴

만찬장에 흘러나온 음악도 미국 노래와 중국 노래를 반반씩 섞는 등 세심한 배려가 담겼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유세에서 자주 사용했던 곡인 ‘YMCA’도 흘러나와 중국 측이 트럼프 대통령을 예우하기 위해 준비한 연출로 해석됐다.

중국의 이 같은 ‘식탁 외교’는 올해 초 이재명 대통령 방중 당시에도 화제가 됐다. 당시 시 주석은 이 대통령과의 국빈 만찬에서 베이징식 짜장면을 내놓으며 한국식 짜장면과의 차이를 직접 맛보라고 권했고, 한중간 공유할 수 있는 주제로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끌어내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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