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조선, 바이오, 자동차 등 산업계 전반에서 영업이익의 일정 부분을 성과급으로 달라는 노동조합의 요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노사갈등은) 국가발전, 주주, 회사의 발전 방향 등 다양한 요소를 판단해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회장은 14일 현대차그룹 양재사옥 로비 리노베이션 행사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노사는 저희가 오랫동안 같이 생활하고 일을 해왔던 관계"라며 "굴곡도 있었지만 항상 바른 길을 택해야 회사가 효율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주주와 국가 발전 등 여러 요소를 판단해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지난해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로봇 투입에 따른 근무시간 축소에 대비해 시급제 기반이 아닌 완전 월급제 전환, 정년 연장, 주 4.5일제 도입 등을 요구하고 있다. 기아 노조 역시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출산장려금 1억 원 지급, 정년 연장 등을 주장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와 동일한 수준의 보상안과 함께 램프사업부 매각 논란에 따른 고용 안정 및 유지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새로 출범한 노조 산하조직의 원청교섭 요구도 빗발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 회장은 "우리나라는 6·25 이후 자본주의 사회가 된 기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여러 가지를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금 그 과도기를 겪고 있다고 보고 우리가 지혜롭게 잘 만들어 나간다면 전 세계에서도 앞서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봇 개발에 대해서도 정 회장은 "현대차는 그동안 자동차만 해왔고, 로봇은 안 해왔던 분야이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로봇은 소프트웨어가 중요하기 때문에 하드웨어 밸런스와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이를 위해서는 일하는 직원들의 정서나 문화가 잘 융합되는 것이 가장 중요해 그 부분에 가장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과, 공대 등의 우수한 인재들이 더 많이 들어와서 본인의 생각을 많이 펼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게 회사의 역할"이라며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이고, 빨리 에러를 극복해서 더 좋은 것들을 신속하게 내놓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강조했다.
중동 전쟁 장기화에 대한 우려도 표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킹 압둘라 경제도시(KAEC) 내 자동차 산업단지에 사우디 생산법인(HMMME)을 착공했다. 현대차의 첫 중동 생산 거점으로 올 4분기 가동이 목표다. 사우디는 중동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35%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으로, 현대차는 지난해 14만 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현지 1위인 도요타그룹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정 회장은 "이란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현재 건설 중인 사우디 공장 완공이 조금 늦어질 것 같다"면서 "중동 판매도 좀 줄어 우려가 많이 되지만 전쟁이 끝나면 우리가 잘 팔 수 있도록 최선의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자동차 시장 경쟁이 워낙 치열하기 때문에 현대차가 잘할 수 있는 신기술 개발, 체질 개선 등의 노력이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전 세계 어느 회사라도 배울 점이 있다면 배우고 또 고객이 더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우리가 개발한 기술에 대한 확신을 갖고 완성도를 높여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자율주행 기술 경쟁에 대해서도 안전을 최우선 원칙으로 내세우겠다는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정 회장은 "자율주행은 중국과 테슬라가 굉장히 빠르게 하고 있고, 웨이모도 잘하고 있다"며 "현대차도 이번에 광주에 200대를 선행적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술이 부족한 부분은 채울 수 있지만 제일 중요한 건 안전"이라며 "조금 늦더라도 고객의 안전에 집중해 개발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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