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고르 치리코프 UC버클리 고등교육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은 이날 공개한 논문에서 “챗GPT 공개 이후 AI 활용 가능성이 높은 대학 수업의 A학점 비중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치리코프 연구원은 2018년부터 2025년까지 미국 텍사스의 한 대형 공립대 성적 50만건 이상을 분석했다. 이 대학은 강의계획서와 성적 분포를 공개하고 있어, 수업별 과제 유형과 성적 변화를 비교할 수 있었다.
분석 결과 글쓰기와 코딩 과제가 많은 수업에서 A학점 증가세가 뚜렷했다. 인문학과 공학 분야 수업이 대표적이다. 2022년까지는 AI 노출도가 높은 수업과 낮은 수업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지만, 챗GPT 공개 이후에는 AI 노출 수업에서 A학점 비중이 더 빠르게 늘었다.
치리코프 연구원은 이를 학생들의 학습 성과가 개선된 결과로 보기는 어렵다고 봤다. 학생들이 생성형 AI를 활용해 과제 성과를 끌어올렸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는 “학습에는 스스로 문제를 풀어내는 과정이 필요한데, AI가 이 과정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기업 채용이다. 신입 채용 시장이 식으면서 기업들은 지원자를 걸러내기 위한 기준을 다시 강화하고 있다. 미국대학고용주협회에 따르면 채용 과정에서 평균학점(GPA)을 활용한 기업 비중은 2023년 37%에서 최근 42%로 올랐다.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스와 모건스탠리 등은 일부 인턴십 직무에 GPA 최저 기준을 두고 있다.
그러나 AI 확산으로 GPA의 의미는 불분명해지고 있다. 자기소개서와 이력서가 AI로 쉽게 작성되면서 평가 신뢰도가 떨어진 것처럼, 성적도 학생의 실제 역량보다 AI 접근성과 활용 능력을 반영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일부 명문대도 학점 평가가 느슨해진 문제를 공식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하버드대는 A학점 비율 상한을 두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예일대도 지난달 보고서에서 “성적은 학생이 무엇을 배웠는지 전달하기 위한 제도지만, 현재는 그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대학 현장에서는 평가 방식을 바꾸는 움직임도 나온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협상과 기업윤리를 가르치는 첼시 샤인 교수는 AI가 과제에서 쉽게 만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뒤 “숙제 비중을 줄이고 중간고사와 수업 중 퀴즈 비중을 높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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