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은 거들 뿐"... K음원 플랫폼, '팬덤 OS'로 생존 공식 바꾼다

  • 한·중·일 차트부터 팬 커뮤니티까지…음원앱의 진화

  • 스포티파이 공세 속 생존 전략…'듣는 플랫폼' 넘어 '덕질 플랫폼'으로

카카오엔터
카카오엔터

국내 음원 플랫폼들이 스트리밍 서비스를 넘어 팬덤 중심 플랫폼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플랫폼의 공세 속에서 음원 감상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워지자, 팬 커뮤니티·콘텐츠·이벤트·데이터를 하나로 묶는 ‘팬덤 운영체제(OS)’ 구축 경쟁이 한창이다.

12일 국내 최대 음악 플랫폼 멜론은 한·중·일 기반 글로벌 차트 론칭을 준비 중이다. 해당 차트는 한국·중국·일본 주요 플랫폼의 이용 데이터를 연계해 아시아권 K팝 소비 흐름을 한눈에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12월 중국 텐센트 뮤직 엔터테인먼트 산하 QQ뮤직·쿠고우뮤직·쿠워뮤직·JOOX와 일본 라인뮤직 운영사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멜론이 20여년간 축적한 국내 음악 데이터에 중국과 일본 현지 플랫폼 데이터를 결합해 아시아권 K팝 팬덤 흐름을 하나의 지표로 묶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멜론을 중심으로 팬 활동, 콘텐츠 소비까지 연결하는 팬덤 생태계 구축에 힘을 싣고 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핵심 비전으로 제시한 ‘글로벌 팬덤 OS’다. 멜론과 팬덤 플랫폼 ‘베리즈’ 등을 연결해 카카오엔터 IP 생태계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음악 플랫폼 플로(FLO)를 운영하는 드림어스컴퍼니도 지난해 글로벌 팬덤 비즈니스 기업 비마이프렌즈에 인수된 이후 음악 플랫폼과 팬덤 데이터를 결합하는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플로는 다음주 중 음원 플랫폼 이용자를 팬 계정 및 커뮤니티 서비스로 연결하는 신규 기능을 선보인다. 일반 이용자를 팬덤 활동으로 유입시키는 ‘덕질 관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두 회사가 팬덤 플랫폼을 겨냥하는 것은 K팝을 소비하는 글로벌 사용자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비마이프렌즈의 팬덤 플랫폼 ‘비스테이지’는 전체 가입자 중 75% 이상이 해외 이용자로 구성돼 있다. 베트남·필리핀·일본·대만·중국 등 아시아 지역뿐 아니라 미국·멕시코·영국 등 글로벌 이용자 비중도 높다.

플로와 비스테이지 간 연계가 본격화될 경우 음원 소비 데이터를 팬덤 활동과 커머스, 공연, 굿즈 사업까지 연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뚜렷한 팬덤 전략을 확보하지 못한 플랫폼은 경쟁력이 약화되는 모습이다. NHN벅스는 NDT엔지니어링과 추진했던 347억원 규모 매각 계약이 지난 3월 말 잔금 미납으로 최종 무산됐다. 단순 음원 플랫폼만으로는 성장성과 확장성을 인정받기 어려워진 시장 분위기가 반영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국내 음원 플랫폼의 변화 배경에는 글로벌 플랫폼 공세도 자리하고 있다. 스포티파이는 한국 시장 진출 이후 무료 요금제 확대와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으며 유튜브뮤직 또한 국내 음악 소비 시장의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음원 플랫폼은 OTT처럼 독점 콘텐츠만으로 승부하기 어려운 구조여서 결국 팬덤을 얼마나 오래 플랫폼 안에 머물게 하느냐가 핵심 경쟁력이 된다”며 “팬 대상 오리지널 콘텐츠, 독점 영상, 이벤트, 커뮤니티 기능 등이 플랫폼 차별화 요소로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K팝 아티스트들이 글로벌 활동을 확대하면서 팬들도 단순 스트리밍보다 플랫폼 내에서 소통과 참여 경험을 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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