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원의 재팬 룸] "눈 떠보니 230만엔 결제"…日 유흥가서 무슨 일이?

  • 日 번화가서 '호객→고액 결제' 피해 재확산

  • 카드 부정 사용·조직형 범죄 의혹까지 확산

  • 관광객 노린 유흥가 범죄 경계감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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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I가 생성한 이미지]
일본 번화가에서 호객을 통한 고액 결제 피해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유동 인구가 회복되면서 한동안 수면 아래로 내려갔던 이른바 ‘바가지 범죄’가 재확산되는 흐름이다. 단순 과다 청구 수준을 넘어 카드 부정 사용, 조직형 범죄 의혹까지 연결되면서 현지에서도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길에서 눈 떴다”…230만엔 피해 사례

지난달 28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일본 센다이시 최대 번화가인 고쿠분초에서 회식 후 귀가하던 30대 남성은 거리에서 호객꾼의 권유를 받고 걸즈바에 들어갔다.

이후 같은 호객꾼의 안내로 다른 업소까지 이동한 그는 고도수 술을 권유받은 뒤 기억을 잃었다. 다음 날 아침 길거리에서 눈을 뜬 남성은 신용카드 약 180만엔 결제와 현금카드 50만엔 인출 등 총 230만엔(약 2100만원)의 피해를 확인했다.

경찰은 이후 해당 업소 운영자와 종업원을 피해자의 카드를 부정 사용한 혐의로 체포·기소했다. 단순 바가지요금 논란을 넘어 사실상 금융 범죄로 번진 사례다.

현지에서는 이 사건을 단발성 사건으로 보지 않는 분위기다. 술을 권한 뒤 판단력을 떨어뜨리고, 이후 카드 결제나 현금 인출까지 이어지는 구조가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이후 다시 살아난 ‘호객 중심 유흥 구조’

일본 번화가의 호객 문화는 코로나 시기 한동안 급격히 위축됐다. 유흥업소 영업 제한과 관광객 감소, 야간 유동 인구 축소가 동시에 발생하면서 거리 호객 자체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엔저 현상과 관광 수요 회복, 야간 상권 정상화가 겹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최근 일본 주요 번화가에서는 외국인 관광객과 젊은 층 유입이 빠르게 늘고 있고, 이를 겨냥한 호객도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센다이시 조사에 따르면 번화가 호객 인원은 코로나 시기였던 2021년 하루 평균 388명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727명까지 증가했다. 2019년 호객 금지 조례 시행 이후 감소세를 보였던 흐름이 다시 반등한 셈이다.

문제는 호객 자체가 단순 안내 수준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지 경찰은 호객꾼들이 특정 업소와 연결돼 손님 유치 수수료를 받는 구조로 움직인다고 보고 있다. 결국 손님 한 명당 높은 수익을 확보해야 하는 구조가 무리한 술 권유와 과다 결제, 추가 업소 이동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센다이중앙경찰서에 따르면 지난해 바가지요금 관련 상담은 약 140건, 피해액은 약 8000만엔에 달했다. 지난해 호객 관련 위반 적발 건수도 44건으로 최근 5년 중 가장 많았다.
 
“단순 유흥 문제가 아니다”…조직형 범죄 의혹도

일본 사회에서는 최근 이러한 호객 범죄가 단순 유흥업계 문제가 아니라는 시각도 커지고 있다. 일부 호객 조직이 익명·유동형 범죄집단, 이른바 ‘토쿠류(匿名・流動型犯罪グループ)’와 연결됐을 가능성이 거론되기 때문이다.

토쿠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느슨하게 연결된 범죄 조직 형태로, 구성원이 고정돼 있지 않고 필요에 따라 움직이는 특징이 있다. 최근 일본 내 강도·사기·불법 스카우트 범죄 등과도 연관성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이 호객 문제를 단순 경범죄가 아니라 조직형 범죄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특별수사팀을 꾸린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현지 변호사들이 피해 대응단을 구성해 업소와 호객꾼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추진하는 점도 주목된다. 단순 처벌만으로는 반복을 막기 어렵다고 보고, 수익 구조 자체를 압박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관광객 노리는 구조…한국인도 예외 아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외국인 관광객이 주요 표적이 될 가능성을 경고한다. 일본 지리에 익숙하지 않고, 술자리 문화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관광객일수록 호객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도쿄 가부키초, 오사카 도톤보리, 후쿠오카 나카스 등 주요 번화가에서도 거리 호객이 여전히 이뤄지고 있다. 현지에서는 이미 “호객을 따라가는 순간 위험 신호로 봐야 한다”는 인식도 퍼지고 있다.

코로나 이후 회복된 것은 단순 관광 수요만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사람과 돈이 다시 번화가로 몰리면서, 그 주변의 음성적 영업 구조 역시 함께 살아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센다이 사건은 단순 피해 사례 하나가 아니라, 코로나 이후 일본 번화가에서 다시 확대되는 ‘호객 중심 유흥 구조’와 그 이면의 위험 구조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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