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미국 빅테크 메타의 중국계 AI 스타트업 마누스 인수를 불허한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중국 관영매체는 "합리적이고 합법적이며, 국제 관행에 부합한다"고 28일 주장했다.
중국에서 설립된 마누스는 지난해 3월 범용 AI 에이전트를 처음 선보이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고, 한때 '제2의 딥시크'라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몇 달 뒤 미국계 투자 유치에 성공한 데 이어 본사를 싱가포르로 이전하면서, 미·중 규제를 회피하려는 행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말 메타가 약 20억 달러에 마누스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중국 내에선 자국 인재·기술 유출 우려가 커졌고, 결국 법적 근거를 바탕으로 인수 거래에 제동을 건 것이다. 중국 국가발전계획위원회는 전날 "법에 따라 외국 자본의 마누스 프로젝트 인수에 대해 투자 금지 결정을 내렸다"며 메타의 마누스 인수에 대해 거래 철회를 요청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이날 사평에서 "이번 거래의 가장 큰 쟁점은 중국 기술자와 인프라에 기반해 성장한 마누스가 미국 투자를 받은 후 중국과의 관계를 끊었다는 것"이라며 업계에서는 이를 '싱가포르 워싱'을 통한 규제 회피라는 해석이 많았다고 짚었다. '싱가포르 워싱'이란 미중 양국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중국 기업들이 싱가포르로 이전하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이번 인수가 '인력 확보를 위한 인수(acquihiring)'란 의혹이 제기됐다는 점도 꼬집었다.
사평은 "중국 정부가 인수 불허의 구체적 사유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관련 법률에 따라 충분한 관할권과 법적 근거를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마누스가 싱가포르 법인이더라도 초기 연구개발이 중국에서 이뤄졌고 핵심 데이터 역시 중국에 기반하고 있는 만큼, 인력·기술·데이터 이동이 국가 이익과 직결된다는 설명이다.
이어 "중국이 관할권이 있는지 여부는 기술·인재·데이터의 중국 연관성과 중국의 국가 이익과의 관계에 의해 결정된다"며 "외국인투자안전심사조치, 수출 통제 기술 목록, 대외무역법 등을 근거로 해당 거래는 정부의 안전 심사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번 조치가 국제적 관례에도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AI, 데이터, 알고리즘, 핵심 소프트웨어, 핵심 인력 등 민감 기술과 관련된 국경 간 인수합병은 단순한 상업 거래가 아니며, 최근 각국이 투자 안보 심사를 전반적으로 강화하는 추세라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가 실제로 거래를 철회시킬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이 2020년말 발표한 외국인투자안전심사조치에 따라 심사 결과는 '승인', '조건부 승인', '투자 금지'의 세 가지로 나뉜다. 관련 당사자가 준수를 거부할 경우, 담당 기관은 지정된 기간 내에 지분 또는 자산 처분을 명령하고, 해당 당사자의 불량 신용 기록을 관련 국가 신용 정보 시스템에 등재하며, 규정된 바에 따라 공동 징계 조치를 시행할 수 있다.
다만 블룸버그는 거래 무산 가능성에 대해선 불확실하다고 내다봤다. 시장조사업체 가베칼 드래고노믹스의 라일라 카와자 리서치 책임자는 "이번 결정은 상징적 의미가 크다"며 "자본과 기술 이전이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상황에서 거래를 취소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중국이 마누스 경영진의 해외 활동을 제한하거나 메타 측에서의 역할 축소나 사퇴를 압박하는 방식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도 나왔다.
또 이번 조치가 중국 스타트업들이 싱가포르 등으로 본사를 이전해 글로벌 투자를 유치하려는 흐름에 제동을 거는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카와자 리서치 책임자는 "이번 조치는 해외 이전을 통해 자금과 시장에 접근하려는 '탈중국 전략'에 대한 강력한 경고"라며 "중국은 글로벌 확장을 허용하면서도 인재와 기술 유출은 철저히 통제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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