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운송 차단 등 미국의 강력한 경제 제재로 갈등을 빚어온 미국과 쿠바가 이달 초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양자 회담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국무부 관계자는 이달 10일 아바나에서 회담이 열렸다고 확인했다. 미국 대표단이 쿠바 본토를 방문한 것은 2016년 이후 처음이다.
이 관계자는 "대표단은 쿠바 경제가 급격히 침체되고 있으며 상황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기 전에 미국이 지원하는 핵심 개혁을 단행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가능하다면 외교적 해결을 추구하는 데 전념하고 있지만, 쿠바 지도부가 대응하지 않을 경우 해당 국가가 중대한 안보 위협으로 전락하는 것을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측은 회담에서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도입 허용, 1959년 혁명 이후 몰수된 미국 개인 및 기업 자산에 대한 보상, 정치범 석방, 정치적 자유 확대 등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쿠바 내 외국 세력의 영향력 확대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쿠바 외교부의 알레한드로 가르시아 델 토로 미국 담당 부국장은 미국 대표단에 국무부 차관보급 인사들이 포함됐으며, 쿠바 측에서는 외교부 차관급 인사들이 참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회담에 대해 "기한 설정이나 위협은 없었으며, 전반적으로 존중하는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며 "쿠바 대표단의 최우선 과제는 미국의 에너지 봉쇄 해제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조치는 쿠바 국민 전체에 대한 정당화될 수 없는 경제적 처벌"이라며 "이는 자유무역 원칙에 따라 쿠바에 연료를 수출할 권리를 가진 국가들에 대한 일종의 글로벌 협박"이라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회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생포한 뒤 쿠바에 대한 군사 행동 가능성을 시사했음에도 양국이 외교적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이후 쿠바 정권 교체 필요성을 여러 차례 언급하며, 석유 봉쇄 등 강경한 대쿠바 정책을 펼쳐왔다. 그는 지난달 28일에도 "어쨌거나 쿠바가 다음"이라며 베네수엘라와 이란에 이어 쿠바에 대해서도 군사력 사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지난 16일 미국의 군사적 침략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만약 피할 수 없다면 격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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