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으로 반출됐다가 스스로 돌아온 'K-부처'부터 갸르릉 거리는 성스러운 짐승-서수를 쓰다듬는 '냥집사 나한'까지. 전라북도 선운사의 다채로운 불교문화유산이 서울로 잠시 올라왔다.
특별전 '도솔산 선운사 -선(禪)에 들고 구름에 눕다'가 서울 종로구 대한불교조계종 불교중앙박물관에서 오는 4월 22일부터 7월 3일까지 열린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백제 557년에 창건된 선운사의 1500년간 이어진 유구한 성보들 총 81건 157점을 볼 수 있다. 전라북도 고창군에 위치하는 선운사를 비롯해 송광사, 용문사 등 여러 사찰과 기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문화유산을 한곳에 모았다.
특별전의 최대 백미는 지장신앙의 성지인 선운사의 정수 '삼지장보살상'을 사찰 창건 이래 최초로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선운사 지장보궁 금동지장보살좌상(보물), 참당암 지장전 석조지장보살좌상(보물), 도솔암 내원궁 금동지장보살좌상(보물)’으로, 이들 삼지장은 선운사에서 전개된 독특한 지장 신앙의 특수성을 드러낸다. 모두 좌상 단독상에 머리에 두건을 착용하고 있다.
특히 선운사 금동지장보살좌상은 일본으로 반출됐다가 2년 만에 사실상 스스로 돌아온 영험한 불상으로 알려져 있다. 일제강점기 이 불상을 훔쳐 간 이들은 병을 앓거나 집에 우환이 생겼다. 또 지장보살이 꿈에 나타나 “그곳으로 돌려보내다오”라며 범인들을 꾸짖기까지 했다. 결국 이들은 범행 2년 만인 1938년 자수했고, 같은 해 선운사 스님들이 일본 히로시마로 건너가 불상을 다시 모셔 왔다.
이번 전시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개성 넘치는 나한상들이다. 막대기로 코를 꾹 누르거나, 앞니가 빠진채 씩 웃는 모습에서 순진무구한 표정이 드러난다. 아기 사자처럼 생긴 동물을 무릎에 앉혀 쓰다듬는 등 친근한 인간적인 면모가 오히려 참신하게 느껴진다. 불교 조각의 다양성과 해학성, 완성도를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서는 선운사 영산전 십육나한상, 참당암 응진전 소조오백나한좌상, 개암사 응진전 목조십육나한상 등을 만날 수 있다. 이들 조각은 부처님을 비롯해 보는 이로 하여금 저절로 빙그레 미소 짓게 할 만큼 꾸밈없는 표정과 몸짓이 인상적이다.
박물관장인 서봉 스님은 “일반적으로 부처님이나 보살상은 존엄하고 성스러운 모습으로 표현되지만, 나한상은 일상적인 삶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낸다”며 “해학적이고 권위를 내려놓은 모습으로 표현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상 위의 존귀한 존재가 아니라, 우리와 함께 숨 쉬며 불교의 가르침을 이해하게 하는 존재가 바로 나한”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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