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중동 리스크에 경기하방 위험 '증대'…소비·기업심리 둔화

  • 재경부 4월 그린북…고유가 충격 경제지표 반영

이달 15일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사진연합뉴스
이달 15일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한 달 전보다 한층 더 부정적인 인식을 내놨다. 중동발 고유가와 환율 상승 여파가 반영되면서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됐다는 판단이다.

재정경제부는 17일 발표한 ‘최근경제동향(그린북)’ 4월호에서 "우리 경제는 중동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경기 하방위험 증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반도체 중심 수출호조가 지속되고 소비 등 내수도 개선세를 이어왔으나, 중동전쟁 영향으로 소비·기업심리가 둔화하고 국제유가 상승 등에 따른 물가 상승, 민생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고 짚었다. 

지난 3월 그린북과 비교하면 '하방 위험 증대 우려'에서 ‘우려’라는 표현이 빠지면서 부정적 흐름에 보다 단정적인 진단을 내렸다. 

특히 지난달까지 유지했던 '경기 회복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라는 언급도 이달에는 빠졌다. 대신 '소비·기업심리 둔화', '국제유가 상승 등에 따른 물가 상승 및 민생 부담 증가 우려' 등 경기 상황에 대한 부정적 표현이 대폭 늘었다. 중동 사태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 충격이 지표로 반영되기 시작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실제 지난 달 소비자물가는 오름세를 보이며 고유가 영향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3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해 전월(2.0%)보다 오름폭이 확대됐다. 중동전쟁 영향으로 석유류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9.9% 급등하며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반면 농축수산물 가격은 채소·과일 가격 하락 영향으로 전년 대비 0.6% 하락했다.

금융시장 변동성도 확대됐다. 3월 코스피는 전월 말 대비 19.1% 급락했고, 코스닥 역시 11.8%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2월 말 1439.7원에서 3월 말 1530.1원으로 상승하며 원화 약세가 심화됐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한 달 사이 51bp 상승하는 등 금리도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다만 실물지표는 일부 완충 역할을 했다. 3월 수출은 반도체·컴퓨터·무선통신 수출 확대 등에 힘입어 전년 동월 대비 49.2% 증가했다. 일평균 수출액도 37.7억달러로 42.7% 늘었다.

2월 광공업 생산은 전월 대비 5.4% 증가했고, 서비스업도 0.5% 늘었다. 그 결과 2월 전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2.5% 증가하며 반등했다.

하지만 향후 경기 개선에 대한 경제 주체들의 심리는 대체로 부정적인 모습이다. 3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107.0으로 전월 대비 5.1포인트 하락했다. 기업심리를 나타내는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도 3월 94.1로 0.1포인트 하락했고, 4월 전망은 93.1로 4.5포인트 떨어졌다.

정부는 대외 여건 역시 녹록지 않은 것으로 평가했다. 중동 전쟁 장기화와 주요국의 관세 부과 등으로 통상 환경이 악화되면서 국제금융시장과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고, 교역 및 성장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중동 사태 영향 최소화를 위해 비상경제 대응체계를 유지하면서 상황 변화와 부문별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어 추가경정예산의 신속 집행 등을 통해 현장 애로 대응에도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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