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님, 꼭 구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최근 테슬라 매장을 찾은 한 소비자가 '차량 인도 시점이 너무 늦다'고 말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답변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웃어넘길 수도 있는 이 한마디는 지금 한국에서 테슬라의 인기를 실감케 한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테슬라는 수요가 급증하며 기존 전통 강자들을 제치고 존재감이 점차 커지고 있다.
月 판매량 1만대…韓 점유율 늘리는 T
1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 3월 테슬라의 국내 차량 판매 대수는 1만1130대로 집계됐다.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월간 판매량이 1만대를 넘은 건 테슬라가 처음이다. 이로 인해 그간 수입차 시장에서 통용해 오던 '1만대 클럽' 기준이 이제 연간이 아닌 월간이 됐다. 테슬라가 수입차 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지난달 전체 수입 승용차 시장에서 테슬라 점유율은 32.76%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수입차 양강이라 불리던 BMW와 메르세데스-벤츠가 각각 19.97%(6785대), 15.95%(5419대)로 뒤를 이었다. 이외에 나머지 수입차 브랜드는 모두 한 자릿수 점유율로, 사실상 시장이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당장 1년 전과 비교해도 테슬라의 약진은 뚜렷하다. 지난해 3월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25~26%의 점유율, 6000대 수준의 판매량으로 선두권이었고, 테슬라는 단 10.27%(2591대) 점유율로 한참 뒤처졌다. 그런데 불과 1년 만에 4배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시장 주도권을 단숨에 가져온 것이다.
자동차업계 일각에선 이를 단순한 일시적 판매 급증이 아닌 수입차 시장의 무게 중심이 바뀌는 신호로 읽기도 한다. 그동안 BMW, 메르세데스-벤츠가 주도해 온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테슬라를 시작으로 시장 자체가 재편되는 수순에 들어섰다는 해석이다. 올 1~3월 누적 판매량 역시 테슬라는 이미 2만대를 넘어섰지만, BMW, 메르세데스-벤츠는 아직 1만대에 머물고 있다.
"중국차인데"…모델 Y 받으려면 3개월 대기
테슬라의 인기는 실제 출고 대기 기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가장 인기가 많은 차종인 테슬라 모델 Y를 받으려면 4월 둘째 주 주문 기준 올 2분기 말에서 3분기 초에나 인도가 가능할 것으로 안내되고 있다. 모델 Y는 지난 2, 3월 두 달 연속 전체 수입차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이다. 수요가 공급보다 빠르게 늘고 있다는 의미다. 테슬라 모델 3의 경우 한 달가량 대기가 예상된다.
물론 테슬라의 한국 내 흥행을 두고 갸웃거리는 시선도 존재한다. 테슬라는 한국 판매 차량을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데다, 실내 구성이나 승차감 등 측면에서 독일 브랜드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테슬라 인기가 식지 않는 건 전자제품 시장의 '애플'처럼, 단순 이동 수단이 아닌 테슬라라는 브랜드와 그 상징성을 소비하려는 이들이 많아진 영향이다. 이는 테슬라에 강한 애착을 보이는 소비층을 일컫는 이른바 '테슬람(테슬라+이슬람)'이란 표현이 생겨난 데서도 알 수 있다.
이제 테슬라는 하나의 문화를 형성해 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알리로 완성하는 테슬라'다. 테슬라는 내부 구성을 간소화한 미니멀 인테리어를 지향한다. 이에 기본 액세서리가 거의 제공되지 않아 오너는 주로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직접 차량용 수납함, 컵 홀더 등을 추가 구매한다. 소비자가 스스로 차량을 완성하는 방식이 오히려 테슬라만의 차별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당분간 테슬라의 흥행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모델 Y의 6인승 버전인 신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 Y L'의 사전 예약을 받기 시작하며 패밀리카 시장 공략에 나선 한편 이로 인해 소비자의 쏟아지는 관심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전기차 보조금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연내 보조금을 받아 모델 Y L을 인도받기는 쉽지 않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퍼포먼스만 본다면 테슬라를 고르는 건 의아한 선택"이라며 "테슬라라는 브랜드를 소비하고 싶었던 소비자들이 올해 초 테슬라의 가격 인하를 기회로 삼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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