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달러 막히자 코인 시장 키웠다…11.5조원대로 불어

이란 수도 테헤란 시내 엥헬브 광장에 호르무즈 해협은 계속 폐쇄될 것이라고 적힌 정치 선동 대형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EPA연합
이란 수도 테헤란 시내 엥헬브 광장에 '호르무즈 해협은 계속 폐쇄될 것'이라고 적힌 정치 선동 대형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EPA연합]
수년간 이어진 국제 제재와 리알화(이란 통화) 급락이 이란의 암호화폐 시장을 키웠다. 암호화폐가 단순 투자자산을 넘어 국가 제재 회피와 시민 자산 방어에 함께 쓰이는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는 이란의 지난해 암호화폐 시장 규모를 77억8000만달러(약 11조5000억원)로 추산했다.
 
체이널리시스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연계된 블록체인(가상자산 거래 기록망)상 거래 흐름이 지난해 4분기 전체의 약 50%를 차지했고, 관련 주소로 유입된 자금도 지난해 30억달러(약 4조4000억원)를 넘은 것으로 봤다.
 
핵심은 암호화폐가 이란의 달러 우회 통로로 자리 잡았다는 점이다. WSJ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에 대해 원유 배럴당 1달러(약 1470원) 수준의 통행료를 암호화폐로 받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달러 결제망과 국제 금융 추적을 피해 자금을 확보하려는 성격이 짙다.
 
이란 중앙은행의 스테이블코인(달러 등 법정통화 가치에 연동한 가상자산) 확보 정황도 확인됐다. 엘립틱은 이란 중앙은행이 최소 5억700만달러(약 7470억원) 규모의 테더(달러 가치에 연동한 대표 스테이블코인)를 확보한 흔적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이 자금은 리알화 방어와 국제 무역 결제에 활용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시민들 사이에서도 암호화폐를 통한 자산 이동이 빨라졌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 직후 이란 최대 거래소 노비텍스 등 이란 내 거래소에서 자금 유출이 급증했다.
 
로이터는 2월 28일부터 사흘간 이란 거래소들에서 빠져나간 암호화폐 규모가 1030만달러(약 152억원)에 달했다고 전했다. 노비텍스의 시간당 최대 유출액은 289만달러(약 43억원)로, 전날 같은 기준의 약 8배였다.
 
전시 상황에서 인터넷 차단이나 자산 압류 가능성을 우려한 이용자들이 개인 지갑(거래소 밖에서 가상자산을 직접 보관하는 계정)이나 해외 거래소로 자금을 옮긴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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