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휴전 하루 만에 신경전…11일 협상 앞두고 기싸움

  • 美 부통령 "합의 약속을 깬다면 심각한 대가들 보게 될 것"

  • 이란 의회 의장 "레바논 공격·영공 침입·농축권 부인 '합의 위반'"

JD 밴스 미국 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JD 밴스 미국 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휴전 및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합의한 지 하루 만에 이행 여부를 둘러싼 신경전에 돌입했다. 오는 11일(현지시간) 파키스탄에서 양측 회담이 예정된 가운데 협상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8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날 이란을 향해 "기본적으로 우리는 좋은 위치에 있다. 그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고 있고, 우리는 휴전 중"이라며 "솔직히 말해 그들이 합의 약속을 깬다면 심각한 대가들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밴스 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합의가 휴전이자 협상이라는 것을 매우 명확히 하고 있다"며 "그것이 우리가 제공하는 것이고, 그들이 제공한 것은 해협이 재개방되리라는 것이다. 만약 그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이란이 조건을 준수하지 않으면 대통령도 우리의 조건을 준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란 측의 '합의 위반' 주장에는 강하게 선을 그었다. 밴스 부통령은 이란 측 협상단을 이끌 것으로 알려진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이 엑스(옛 트위터)에 레바논 공격, 이란 일부 영공 드론 침입, 이란의 우라늄 농축 권리 부인 등을 언급하며 "휴전 및 협상이 불합리하다"고 주장한 데 대해 "말이 안 돼서 그가 영어를 얼마나 잘 이해하는지 의문"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에 대해 "이란은 휴전이 레바논을 포함한다고 생각한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았다. 우리도 이스라엘도 그것(레바논)이 휴전 협정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고 했다.

또 이란 영공 침범에 대해 "휴전은 언제나 엉망이다. 약간의 소란이 없는 휴전은 없다"고 했으며, 우라늄 농축권에 대해선 "우리는 그들이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에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그들이 실제 무엇을 하는지를 신경 쓴다"고 말했다.

이란 측은 미국-이란 간 휴전 합의 직후 재개된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을 강력히 비난하며, 이 같은 행위가 중단되지 않을 경우 보복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란의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성명을 통해 "레바논에 대한 침략 행위가 중단되지 않는다면, 사악한 침략자들에게 처절한 보복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바스 아그라치 이란 외무부 장관도 휴전 합의를 중재한 파키스탄의 아심 무니르 최고사령관과 전화 통화에서 이스라엘이 휴전을 위반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미국과 이란의 휴전 합의를 수용해 이란에 대한 공격을 중단했지만, 헤즈볼라가 있는 레바논은 합의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대대적인 공습에 나섰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날 공습으로 지금까지 최소 112명이 사망했고 837명이 다쳤다고 집계했다.

다만 이 같은 미국과 이란의 공방은 협상 결렬로 이어지기보다는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백악관은 미국과 이란이 오는 11일 파키스탄에서 만나 휴전 세부안을 놓고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도 협상 동력 유지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밴스 부통령은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의 군사 행동을 일정 부분 자제할 의사를 전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은 우리의 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에 레바논에서 (공격을) 좀 자제하겠다고 제안해왔다"며 "이는 휴전 합의의 일부이기 때문은 아니다. 이는 이스라엘이 우리의 성공을 돕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며, 물론 앞으로 며칠 상황이 어떻게 펼쳐질지 보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역시 협상 여지를 열어두고 있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이날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과의 전화 회담에서 "이란이 제안한 10개 조항을 협상의 기초로 삼기로 한 합의가 지켜지고, 미국 측이 진정성을 보인다면 전쟁의 완전한 종식과 역내 안정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이 미국에 제시한 10개 항의 종전안에는 △이란과 그 저항 동맹 조직(저항의 축)에 대한 침략 완전 종식 △중동 주둔 미군 철수와 역내 군사기지에서 이란 공격 금지 및 전투태세 자제 △2주간 이란의 관리 하에 호르무즈 해협 통항 프로토콜 적용 △미국과 유엔의 대이란 제재 전면 해제 등이 포함됐다.

이와 함께 △전쟁 피해 배상을 위한 투자 펀드 조성 △핵무기 비개발 약속 △우라늄 농축도 협상 및 농축 권리 인정 △중동 국가들과의 평화 협정 △모든 저항 세력에 대한 불가침 확대 적용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및 국제원자력기구(IAEA) 관련 결의 종료 등도 제안에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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