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스마트폰 시장이 부품 공급 부족과 환율 변동, 그리고 현지 시장을 공략하는 중국 브랜드들의 고부가가치 전략이 맞물리며 전례 없는 가격 폭등세를 기록하고 있다. 2025년 말부터 2026년 초 사이 출시된 삼성, 샤오미, 오포(Oppo), 비보(Vivo) 등 주요 제조사의 하이엔드 모델들은 전작 대비 최소 9%에서 최대 44%까지 가격이 치솟으며 소비자들의 부담을 키우는 모양새다.
30일(현지 시각) 베트남 매체 VnExpress에 따르면, 최근 베트남 스마트폰 시장은 역대 가장 활발한 신제품 출시 경쟁이 벌어졌다. 이런 가운데 그 중심에 있는 프리미엄 제품들의 가격 인상이 매우 이례적으로 꼽힌다. 우선 올해 초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 S26 울트라는 지난 2년간 유지해온 3400만 동(약 197만 원)의 벽을 깨고 약 10% 인상된 3700만 동(약 214만 원)으로 시작가를 책정했다. 특히 1TB 모델의 경우 기존 4450만 동(약 258만 원)에서 5200만 동(약 301만 원)으로 16.8%나 상향 조정되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애플 역시 이러한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아이폰 17 프로 맥스는 시작가가 3800만 동으로 책정됐고 새롭게 도입된 2TB 옵션은 최고가 6250만 동이라는 기록적인 수치를 나타냈다. 중국 브랜드들의 공세는 더욱 파격적이다. 샤오미 17 울트라는 전작인 15 울트라(3500만 동)보다 500만 동 오른 4000만 동에 출시됐으며 오포의 폴더블폰 파인드 N6는 전작 대비 무려 44% 폭등한 6500만 동이라는 가격표를 달았다. 이는 삼성의 최상위 폴더블 모델인 갤럭시 Z 폴드7(6000만 동)이나 아이폰 17 프로 맥스의 최고가 모델마저 넘어서는 수준이다.
비보(Vivo) 또한 중상급 라인인 V 시리즈의 최신작 V70을 통해 처음으로 2000만 동 가격대에 진입하며 중급기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곧 출시될 X300 울트라 모델 역시 샤오미와 비슷한 4000만 동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가격 폭등의 주요 원인으로는 핵심 부품 수급난과 환율 변동이 지목된다. 인공지능(AI) 기업들이 데이터센터용 메모리 칩을 대량으로 사들이면서 소비자 가전용 램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구친 것이 결정타가 됐다. 제조사들이 온디바이스 AI 성능 구현을 위해 12GB에서 16GB 이상의 고용량 램을 기본 채택하면서 원가 압박은 더욱 심화되었다. 여기에 베트남 현지 환율 변동까지 겹쳐 미국 출시가가 동결된 아이폰 17e 모델조차 베트남 내 판매가는 전작보다 100만 동 인상된 1800만 동에 책정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의 '프리미엄화' 전략도 가격 인상을 부추기는 핵심 요인이다. 오포와 샤오미 등은 더 이상 삼성과 애플의 가성비 대안이 아닌, 독자적인 기술력과 브랜드 가치를 내세워 고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하고 있다. 오포의 6500만 동 가격 정책은 스웨덴 카메라업체 핫셀블라드와의 협력과 폴더블 기술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최상위권으로 끌어올리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샤오미 역시 독일 카메라업체 라이카와의 협력을 강조하며 사용자의 인식을 바꾸는 데 주력하고 있고, 비보 역시 중저가 이미지를 탈피해 마진이 높은 프리미엄 시장으로 진입하려 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하이엔드 모델의 가격 인상이 조만간 중저가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부품 공급 부족 여파가 지속될 경우 2026년형 중저가 모델들은 가격이 오르거나 혹은 가격을 유지하는 대신 사양 업그레이드가 거의 없는 형태로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베트남 누리꾼들 사이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가격 급등을 둘러싼 여론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현지 소비자들은 기사 댓글을 통해 급격히 치솟은 가격에 당혹감을 드러내며 각 브랜드의 가치와 실용성을 두고 날선 비판과 분석을 쏟아내는 분위기다. 가장 먼저 터져 나온 반응은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 인상폭에 대한 거부감이다. 한 누리꾼은 "맥북 한 대를 1500만 동에 사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일부 중국 스마트폰 가격은 1억 동에 육박한다"며 혀를 내둘렀다. 또 다른 이용자는 "안드로이드 플래그십 모델들이 이제는 아이폰보다 더 비싸졌다"며 "과시가 목적이라면 안드로이드 폰을 사야 할 판"이라고 꼬집었다.
브랜드 충성도에 따른 비교론도 격렬하다. 삼성, 샤오미, 오포, 비보 등이 수천만 동에서 억 단위의 고가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여전히 아이폰의 위상은 대체 불가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한 이용자는 "가격이 아무리 올라도 아이폰은 여전히 궁극의 클래스"라고 강조했다. 특히 "애플은 지난 5년간 가격을 동결하다가 2026년에야 100달러 인상을 예고한 반면 삼성과 중국 브랜드들은 꾸준히 가격을 올리며 배짱 영업을 해왔다"는 비판적인 비교도 제기됐다.
이러한 초고가 행진이 실제 사용자 경험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누리꾼은 "안드로이드 플래그십의 판매가 부진한 것은 비싼 가격만큼의 사용자 경험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며 단순히 사양만 높이는 전략의 한계를 지적했다.
반면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상황을 언급하며 가격 인상을 수긍하는 현실적인 목소리도 있다. 다른 이용자는 "시장에 가서 채소나 과일, 달걀값만 봐도 작년보다 크게 올랐다"며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모든 물가가 오를 수밖에 없는 흐름"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실속을 챙기는 소비자들은 "내 돈으로 산다면 기껏해야 500만 동(약 29만원)짜리 기기를 고르겠다"며 초고가 경쟁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베트남 소비자들은 가격 급등에 따른 심리적 압박 속에서도 브랜드의 실질적 가치와 사용자 경험, 그리고 대외적인 물가 여건을 종합적으로 따져보며 냉정한 소비 기준을 세워 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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