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반관영 파르스통신은 의회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에 대해 “안전 제공의 대가로 통행료를 징수하는 법안 초안을 손질 중이며, 다음 주 최종안이 나올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란학생뉴스통신(ISNA)도 같은 취지의 입법 추진을 전했다. 일부 이란 의원들은 이를 수에즈운하·파나마운하와 같은 ‘주권적 권리’라고 주장했다.
정부 메시지도 같은 방향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IMO에 보낸 서한에서 ‘비적대적 선박’은 이란 당국과 사전 조율을 거치면 해협을 통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서한은 IMO 회원국들에 회람됐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인도 방송 인터뷰에서 “전쟁 상황으로 해협 통과를 위한 조치가 시행 중”이라며 “침략 행위와 무관한 국가는 필요한 조율 뒤 통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핵심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일률적으로 개방하는 대신 선박을 선별해 조건부로 통과시키는 체제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다. 통행료 법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해협 통과를 자국의 통제와 감독 아래 두려는 방향은 분명해졌다.
시장에선 관련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는 핵심 수로다. 최근 전쟁 이후 이 수로 통항은 크게 제한됐고, 걸프 해역에는 수천 척의 선박이 묶여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안이 실제 통과돼 시행되면 운임과 보험료, 에너지 조달 비용을 동시에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
국제법 논란도 불가피하다. 유엔해양법협약(UNCLOS) 제26조는 외국 선박의 단순 통과 자체에 요금을 물릴 수 없고, 특정 서비스의 대가만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제44조는 국제 항행에 이용되는 해협에서 통과통항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적시한다. 이란은 협약에 서명했지만 비준하지 않았고, 미국과 이스라엘도 비당사국이다. 반면 한국과 인도, 중국, 일본은 당사국이다.
결국 이번 사안의 핵심은 통행료 부과 여부 자체보다 호르무즈 해협이 자유 항행 수로에서 정치·군사 조건이 붙는 통제 수역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에 있다. 시장은 요금 액수보다 통항 조건이 바뀌는 구조 변화 자체를 더 민감하게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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