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국회미래연구원은 최근 '국내 재생에너지 중심 에너지전환 정책 평가 및 기본계획 수립에의 제언'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재생에너지가 더 이상 보조 전원이 아니라 각국의 에너지 안보와 산업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는 게 연구원의 판단이다. 실제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올해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36%로 석탄(32%)을 처음 넘어설 전망이다.
특히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글로벌 기업들의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참여 확대 등으로 재생에너지 조달 능력이 수출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과거와 같은 정책 혼선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 2001년 이후 수립된 신재생에너지 기본계획들이 대부분 목표 달성에 실패했고 정권 교체 때마다 정책 방향이 급격히 바뀌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탈원전 정책이 폐기되고 원전 중심 에너지 믹스가 강화됐다.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서는 2030년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목표가 기존 30.2%에서 21.6%로 낮아진 반면 원전 비중은 32.4%로 확대됐다.
이처럼 정책 기조 변화가 반복되면서 국내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성과가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국내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2016년 4.8%에서 2024년 10.5%까지 확대됐지만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 수준에 머물고 있다. 글로벌 평균인 약 30%와도 큰 격차를 보인다.
특히 재생에너지 설비가 호남·제주 등에 집중되면서 수도권 중심의 전력 수요와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 구조적 문제로 지적됐다. 송전망 확충이 뒤따르지 못하면서 계통 접속 대기와 출력제어 문제가 심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훈 국회미래연구원 미래산업팀 연구위원은 "역대 기본계획이 기술적·경제적 잠재량 분석 없이 상위 정치 목표에 맞춰 '하향식 목표 설정' 방식으로 추진돼 왔다"고 평가했다. 회차별로 발전량 비중, 1차 에너지 비중, 최종에너지 비중 등 목표 지표가 계속 바뀌며 정책 성과를 연속적으로 비교·검증하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이어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2026년부터 매년 10~12GW 이상의 신규 설비 보급이 필요하지만 현재 연간 보급량은 약 4GW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향후 수립될 '제1차 재생에너지 기술개발 및 이용·보급 기본계획'에는 단순 보급 목표뿐 아니라 전력망과 계통 인프라 계획을 함께 담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 연구위원은 "에너지저장장치(ESS), 양수발전, 가상발전소(VPP) 등 유연성 자원 확보 계획과 지역별 계통 여건을 반영한 보급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재생에너지 확대 속도만 높이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한 업계 관계자는 "전력시장 구조 개편과 송전망 투자 없이 보급만 확대하면 출력제어와 접속 지연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며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과 계통 투자 계획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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