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전환 가속화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공급 수요도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마이크론 등 주요 업체들이 '단기 가격 경쟁' 대신 '장기 공급 안정성' 확보 전략으로 전환하고 하고 있다. 향후 시장 과열을 경계하면서 고객사와 상생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8일(현지시간)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은 지난 2분기 매출이 238억6000만 달러(약 35조8600억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80억5300만 달러)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로,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용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이날 마이크론은 업계에서 새로운 계약 형태인 전략고객계약(SCA)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대형 고객사와 5년 계약을 체결했다. SCA는 장기공급계약(LTA) 개념에 더 나아가 구체적인 이행 약속 포함한 합의로, 기존 LTA보다 구속력이 강한 편이다. 이를 통해 회사는 메모리 수요 가시성과 공급 안정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고객사는 안정적인 메모리 공급을 확보하고, 마이크론은 수요 가시성과 실적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에게 '윈윈' 전략이라는 평가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 반도체 업계에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지난 18일 열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메모리 사업과 관련해 다년 공급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는 언급했다. AI 반도체 시장 확대에 따른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주요 고객사와의 장기 계약을 통해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겸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은 "반도체 부분은 중장기 사업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건전한 메모리 수급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그간 공급 계약을 연 단위 내지 분기 단위로 거래해 왔는데, 현재 주요 고객사들과 3~5년 단위의 다년 메모리 공급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메모리 업계는 경기 변동에 따라 가격과 실적이 크게 출렁이는 '사이클 산업'으로 분류된다. 호황기에는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급등하지만, 불황기에는 재고 증가와 함께 급격한 가격 하락을 겪는 구조다.
최근 AI 수요가 구조적으로 확대되면서, 단기 수급에 의존한 가격 경쟁보다는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특히 HBM과 같은 고부가가치의 맞춤형 제품 비중이 확대되면서, 장기 계약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장기 공급 계약 확대는 향후 메모리 업황 하락기에 '완충 장치' 역할을 할 가능성도 크다. 미리 확보된 물량과 가격 조건 덕분에 실적 변동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사 입장에서도 핵심 부품을 사전에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 양측 모두 리스크 분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AI 시대에는 단순히 칩을 많이 생산하는 것보다, 고객과 얼마나 긴밀한 공급 관계를 맺느냐가 경쟁력으로 작용한다"며 "삼성과 마이크론의 전략은 시장 과열을 억제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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