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에는 최근 시행된 제3차 상법 개정안이 있다. 새 법은 신규 취득 자사주는 1년 이내, 기존 자사주는 1년 6개월 이내에 원칙적으로 소각하도록 규정했다. 그동안 기업들이 자사주를 사들인 뒤 소각하지 않고 장기간 보유하거나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활용하는 관행에 제동을 건 것이다. 자사주 소각을 통해 발행 주식 수를 줄이면 주당 가치가 높아지고, 결과적으로 주주 이익과 시장 신뢰가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 증시가 오랫동안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평가를 받아온 이유 중 하나도 미흡한 주주환원 정책이었다. 기업 이익이 늘어도 배당과 소각 등으로 주주에게 돌아가는 몫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기업 지배구조의 불투명성과 낮은 자본 효율성 역시 투자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렸다. 이런 상황에서 대기업들이 대규모 자사주 소각에 나선 것은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 실제로 발표 이후 관련 기업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는 것도 이러한 기대를 반영한다.
다만 자사주 소각 확대가 만능 해법은 아니다. 제도의 취지가 시장 신뢰 회복과 주주가치 제고에 있는 만큼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과 함께 추진돼야 한다. 단기 주가 부양을 위한 이벤트성 정책으로 흐르거나 투자 여력을 지나치게 약화시키는 방식이 된다면 장기적으로는 기업 경쟁력을 해칠 수 있다.
결국 핵심은 시장 신뢰다. 기업은 자본 효율성과 주주가치를 높이고, 정부는 예측 가능한
제도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이번 대기업들의 자사주 소각이 일회성 정책이 아니라 한국 자본시장의 체질을 바꾸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는 한 번의 조치로 완성되는 일이 아니라 기업과 제도가 함께 쌓아 올리는 신뢰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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